"포항 수험생 힘내세요"… 여진 불안 속 수능 시작
"포항 수험생 힘내세요"… 여진 불안 속 수능 시작
  • 배달형 기자
  • 승인 2017.11.2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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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수능시험장인 포항시 세명고등학교 앞에서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수능시험장인 포항시 세명고등학교 앞에서 선생님들이 수험생을 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시작됐다.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포항지역 수험생들도 '지진 공포'를 딛고 수험장에 속속 도착했다.

포항 시험지구는 12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6098명이 수능에 응시한다. 각 포항 지역 시험장에 앞은 이날 시험을 치루는 수험생들과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평년에 비해 2도 이상 낮은 차가운 날씨에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옷깃을 동여매고 입실 시간보다 일찍 시험장에 도착해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생들을 여진의 우려에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수험생들이 교문을 통과할 때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가족, 교사, 선후배 등의 응원이 이어졌다.

수험생을 교문 앞까지 배웅나온 학부모들은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자식들이 지진 공포에도 무사히 시험을 치루길 연신 기도했다. 자식을 꼭 끌어안으며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포항 수험생들은 다행히 지난 22일 밤 10시 15분쯤 규모 2.0의 약한 여진만이 단 한차례 발생해 계획된 수험장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만약 큰 여진이 발생하면 포항지역 수험생들을 경주와 영천 등 인근도시 12개 예비고사장으로 긴급히 옮겨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뻔 했다.

2018 수능일인 23일 오전 포항이동중학교 고사장 앞에서 수험생 어머니가 기도를 하고 있다.
2018 수능일인 23일 오전 포항이동중학교 고사장 앞에서 수험생 어머니가 기도를 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여진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한숨 돌린 모습이지만 긴장의 끈은 늦추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가 마련된 포항교육지원청은 수능 시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수능상황본부는 전날 밤부터 예상 시나리오별 매뉴얼을 일일이 재점검하고, 평가원 종합상황실 등과의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또 포항 각 시험장에는 소방·경찰 등 안전요원 13명씩 배치됐다.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등이다.

강한 여진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포항교육지원청에 비상 대기했고,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포항에 머물며 대응을 지원한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강진과 잇따른 여진으로 공포에 떨었을 포항 지역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지진으로 혼란스러웠겠지만 좋은 결실을 볼 겁니다" "수능 보는 동안 여진 없게 기도할게요" "모든 국민이 응원합니다" 등 격려의 메세지가 이어지고 있다.

[신아일보] 배달형 기자 bdh25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