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수능연기 사태에 정부 '수험생 안전' 만반 대비
지진발생 땐 단계별 행동요령 따라야… "모두 힘 모으자"
전국 약 59만명이 응시하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올해 수능은 지진 발생으로 예정일보다 일주일 연기된만큼 수험생들의 각오가 더욱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은 2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올해 수능에는 59만3527명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60만5987명)보다 2.1%(1만2460명) 줄어든 수치다.
수능 전날인 22일에는 수능 연기에 따라 수험생들이 두 번째 예비소집일을 가졌다.
일주일간 혼란속에서도 마음을 가다듬고 시험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예비소집에 참석해 수험표를 받고 수험표에 기록된 선택과목과 선택영역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에 따라 모든 시험장에서는 감독관과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진발생시 대처 단계별 행동요령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수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이어진다. △1교시 국어영역(08:40∼10:00) △2교시 수학(10:30∼12:10) △3교시 영어(13:10~14:20) △4교시 한국사·탐구(14:50∼16:32) △5교시 제2외국어·한문(17:00~17:40) 순이다.
모든 수험생은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장에 수험표를 가지고 입실해야 한다. 아울러 올해 수험생들은 필수 영역인 4교시 한국사에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이날 수험생들의 원활한 이동을 돕기 위해 전국 시 지역과 시험장이 설치된 군 지역의 관공서 출근 시각은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 이후로 늦춰졌다.
특히 경북 포항·경주·영천·경산 등 지진피해·인근지역의 경우 오전 11시로 출근 시간을 늦췄다. 포항에서 예비시험장으로 비상 이동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전국 수능 고사장에는 소방공무원이 2명씩 배치됐고, 포항 지역 시험장에는 구조대원이 2명씩 추가 배치됐다.
정부는 여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능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기상청과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관계 부처와 기관,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경찰, 소방당국과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능 도중 발생한 지진 등 재해로 대피를 결정한 교원에 책임을 묻지 않고, 소송비용 등 법률지원까지 부담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포항지역 여진 발생 시 예비시험장으로 학생을 수송할 버스 244대도 마련했다.
교육부는 수능시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예비소집 실시, 출근시간 조정, 시험장 주변 소음방지 등 관계부처 및 지자체에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수능 연기라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를 믿고 수험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수능일 전국 곳곳에는 눈·비가 예보돼 있고, 눈이 내린 지역에서는 길이 얼어붙을 것으로 보여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발길이 다소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수능 한파'역시 물러가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7∼4도, 낮 최고기온은 3∼11도로 예보됐다. 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함에 따라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 평년 대비 아침 최저기온은 1∼4도, 낮 최고기온은 2∼6도가량 낮겠다.
또 이날은 아침에 서해안을 시작으로 낮까지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전라 내륙, 경북 서부 내륙에서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서울·경기에도 눈이 날릴 수 있고, 서해안에는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
다만, 포항의 이날 강수 확률은 오전과 오후 모두 10%로 낮아 눈·비에 따른 수험생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현민 기자 hmlee@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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