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다가오는데, 가계 빚 1400조 넘어섰다 (종합)
금리인상 다가오는데, 가계 빚 1400조 넘어섰다 (종합)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11.22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증가 규모 31조로 더 커져
아파트 입주 3분기에 몰려 주담대에 영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이달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가계 빚 총액이 14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증가해 지난 분기보다 증가 규모도 커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3분기 동안 31조2000억원(전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월 10조원씩 늘어났다는 의미다.

가계신용 잔액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로,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보인 이례적인 폭증세는 아니지만 경제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여전히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증가 규모는 1분기(16조6000억원), 2분기(28조8000억원)보다 커졌다.

다만, 작년 3분기(38조9000억원)보다는 작은 규모다. 작년 동기대비 증가율도 9.5%로, 2015년 2분기 9.2%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올 4분기에 40조원이 늘어나도 올해 전체의 작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정부 목표인 8%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2010~2014년 평균 증가율(6.9%)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소득으로 부채를 감내할 수 있느냐로 평가를 해야 하는데 가계 소득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과 비슷하다고 본다면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저금리 장기화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지적되며, 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341조2000억원으로 3분기에 28조2000억원(2.1%) 증가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15조원 증가했고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 늘었다.

문 팀장은 “부동산 대책이 현장에 아직 영향을 미치지 않은 가운데 7~8월에 주택매매가 활발했고, 분양 아파트 입주 시기가 3분기에 집중되며 주담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랑은 3만9241가구로 작년 동기(3만8671가구)보다 많다.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도 11만3134가구로 전 분기(7만6611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예금은행에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7조원 늘어나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 규모를 보였다.

인터넷은행 대출이 2조7000억원 늘어난 것에 한은은 카카오뱅크의 신규 영업 효과와 소비심리 개선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영향으로 증가 폭이 전분기 6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보험과 연금기금, 카드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8조9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 잔액은 3분기에 3조원 늘어 전분기 1조9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중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 여신전문기관이 3조2000억원 증가했다.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는 1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