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북중관계… 中쑹타오, 北김정은 면담 못한 채 귀국
'냉랭한' 북중관계… 中쑹타오, 北김정은 면담 못한 채 귀국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11.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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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닛케이 "파견된 특사가 격이 낮아 만남 불발"
시진핑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1일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쑹 부장이 3박 4일 북한에 머무르면서 김 위원장과 회담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쑹 부장이 과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북한에 파견한 특사에 비해 격이 낮은 인사라 김 위원장과 만남이 불발된 것이라고 전했다. 쑹 부장이 고위급 인사이긴 하지만 중앙위원(204명)일 뿐, 이제까지 북한을 찾은 특사가 정치국 상무위원(7명)이나 정치국원(25명)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17차·18차 당 대회 직후 대북 특사로 파견돼 김 위원장을 면담한 류윈산(劉雲山)과 리젠궈(李建國)는 정치국원 신분이었다. 당시 두 특사 모두  북한 지도자와 면담을 성사한 뒤 귀국했다.

아울러 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앞으로 북·중 관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쑹 부장이 최룡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을 2면과 4면에 작게 보도했다. 북한은 보통 최고지도자에 대한 축전·선물은 1면을 통해 전한다.

아사히는 쑹 부장의 선물을 이렇게 작게 다룬 것은 냉랭한 북·중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쑹 부장의 방북 성과와 향후 북·중 관계에 대한 중국 내 평가는 조심스럽다.

앞서 쑹 부장은 마술사가 아니라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던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중국과 북한 관계는 한반도 정세에 중대하다’의 논평에서 북·중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환구시보는 “쑹 부장의 방북은 북·중 관계를 강화하고 모든 측면에서 한반도 정세를 다시 생각하도록 유도했다”며 “양국 관계의 마지노선을 견지하는 것은 한반도에 희망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