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의혹' 전병헌 檢 출석… "어떤 불법도 관여 안했다"
'뇌물의혹' 전병헌 檢 출석… "어떤 불법도 관여 안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1.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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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서 3억 뇌물 수수 혐의… 협회 '사유화' 의심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에 소환됐다. 문재인 정부 고위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오전 10시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7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취재진과 만난 전 전 수석은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저는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면서 재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검찰에서 저에 대한 의문과 오해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 시절인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자신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당시 의원실 비서관이던 윤모씨 등과 e스포츠협회로 들어온 롯데홈쇼핑 협찬금 가운데 1억1000만원을 허위계약 형태로 자금세탁을 해 빼돌리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지난 10일 롯데홈쇼핑 측에 재승인 과정에서의 하자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는 대가로 e스포츠협회에 대회 협찬비 등을 내도록 한 혐의로 앞서 구속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당시 협회 사무총장이던 조모씨가 윤씨 등 구속된 3인의 범행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 조씨도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상대로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게 된 경위와 전 전 수석의 측근이 협회 자금을 횡령할 수 있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출연하는 과정에서 미방위원이던 전 전 수석의 적극적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이 회장, 명예회장 등을 맡은 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협회를 ‘사유화’해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이 비자금으로 사들인 로비용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나아가 롯데홈쇼핑 외에 일부 홈쇼핑 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이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낸 정황이 포착된 만큼 협회 자금 유용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구체적인 역할이 있었는지에 대해서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후 검찰은 그간 수집한 증거 자료와 전 전 수석의 이날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전 전 수석이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날 검찰과 전 전 수석간의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