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고병원성 AI 확산되나… 코앞에 '철새도래지'
고창 고병원성 AI 확산되나… 코앞에 '철새도래지'
  • 송정섭 기자
  • 승인 2017.11.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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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북 고창군의 한 육용 오리 농가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되자 방역요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8일 전북 고창군의 한 육용 오리 농가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되자 방역요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북 고창에서 올겨울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바이러스가 발견된 고창 흥덕면의 해당 농가가 대규모 철새도래지인 동림저수지에 인접해 있어 방역 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고창군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진 H5N6형이다.

이는 1년 전 전국에 창궐한 것과 같은 유형으로, 특히 닭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작년 11월18일 전남 해남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의 오리 사육농가에서 첫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된 바 있다.

당시 계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계란 가격이 폭등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고, 양계산업은 여전히 완벽히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또 다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생한데다 이번에 AI가 발병한 농가가 동림저수지에서 남서쪽으로 수백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면서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AI 바이러스는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를 찾아오는 철새가 퍼뜨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I는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던 철새가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4년 고창에서 발생했던 AI도 동림저수지로 돌아온 철새 때문에 퍼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날씨도 문제다. AI 바이러스는 저온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그만큼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고병원성이 검출된 흥덕면 농가 500m 내에 다른 가금농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반경 3㎞ 내에는 4개 농가가 가금류 36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따라서 전북도와 고창군은 이번에 발생한 AI가 철새와 날씨 등 악조건에 맞물려 확산하지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는 “AI 확산 방지와 조기종식을 위해 축산농가 모임 금지, 발생지역 방문 금지 등 방역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 차단방역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