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운정 서희스타힐스 이중행보…소비자 판단 '왜곡'
서희건설, 운정 서희스타힐스 이중행보…소비자 판단 '왜곡'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7.11.20 05: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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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사업불가 입장에는 "시공예정사일뿐" 발뺌
다른 쪽에선 '100% 책임준공' 들먹이며 여론 조장

경기도 파주시 경의로에 위치한 운정 서희스타힐스 주택홍보관.(사진=천동환 기자)

경기도 파주시 경의로에 위치한 운정 서희스타힐스 주택홍보관.(사진=천동환 기자)

경기도 파주시의 운정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예정사로 참여 중인 서희건설이 애매한 위치에 서서 조합원과 소비자들의 객관적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해당 사업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는 파주시의 입장에는 "시공예정사일 뿐 사업추진과는 관계없다"며 발을 뺐지만, 뒤에서는 100% 책임준공을 운운하며 업무대행사의 조합원 모집을 지원하고 있다.

19일 운정지역주택조합(가칭) 업무대행사 스틸랜드이엔씨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120번지 일원에서 추진 중인 '운정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현재 1차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전체 1900여세대 중 조합설립 요건을 충족하는 50%의 조합원이 이미 모집됐지만, 안정적 사업추진을 위해 1차 조합원으로 200명을 추가 모집 중이라는 것이 주택홍보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본지가 작년 12월 이 사업지를 취재할 당시에도 현장의 다른 관계자는 거의 1년이 지난 지금과 동일한 설명을 한 바 있다.

파주시가 해당부지에 신규 공동주택 건립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처럼 현장에서는 조합원 모집이 계속되고 있었다.

문제는 해당 사업장에 시공예정사로 참여 중인 서희건설의 행보가 기존 1차 조합원 계약자들과 조합가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여공 서희건설 개발사업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파주시의) 도시발전속도 등 다양한 자료를 검토해 지난해 업무대행사인 스틸랜드이엔씨를 사업파트너로 해 운정 서희스타힐스라는 브랜드로 첫 진출했다"며 "운정 서희스타힐스는 서희건설의 자존심을 걸고 100% 책임시공·준공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서희건설 임원이 '사업추진이 순조롭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터뷰를 언론에 흘린 것이다.

서희건설은 올해 1월 파주시의 사업추진 불허 입장과 관련해서는 "모든 행정적인 부분은 모두 조합에서 하기로 돼 있고, 우리는 사업승인이 되면 공사만 해주면 된다"며 "사업을 시작할 때 그 것(파주시의 불허 입장)은 검토가 안 된 것 같은데 우리가 제안을 한 게 아니고 조합에서 제안을 했었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이 같은 엇갈린 행보와 관련해 지난 17일 서희건설 관계자는 "공사에 들어가게 되면 저희가 책임지고 잘 마무리 할 것"이라며 "공사에 들어가지도 않는 사업을 가지고 저희가 '잘 준공하겠습니다'라는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택홍보관에 비치된 운정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사업 홍보물.(사진=천동환 기자)

주택홍보관에 비치된 운정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사업 홍보물.(사진=천동환 기자)

한편, 파주시는 운정 서희스타힐스는 승인이 불가한 사업이라면서도 조합원 모집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상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시행된 개정 주택법에 따라 해당 건설대지에 조합주택을 건설할 수 없는 경우 지자체가 조합원 모집신고를 거부할 수 있지만, 운정 서희스타힐스의 경우 법 개정 전에 이미 조합원 모집을 시작한 사업지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추진이 불가하다고 하는 곳에서 조합원 모집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발생 가능한 피해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