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北병사 귀순 장면 담긴 CCTV 비공개… "의견 조율 필요"
유엔사, 北병사 귀순 장면 담긴 CCTV 비공개… "의견 조율 필요"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11.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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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논의 끝 공개 거부…추후 영상 일정無
판문점 모습.
판문점 모습.

북한군이 총상을 입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쪽으로 귀순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유엔사령부는 16일 오전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빠진 26초짜리 영상을 공개한다는 계획이었다.

유엔사가 공개하기로 한 26초짜리 영상은 △귀순 병사가 타고 온 군용 지프차 바퀴가 배수로에 빠지는 장면 △북측 판문각 앞 도로에 있던 북한군 3명이 추격을 위해 뛰어가는 장면 △사격하는 장면 △귀순자가 두 발로 뛰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상황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는 모습.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한군 귀순 상황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는 모습.

그러나 유엔사는 영상 공개를 앞두고 국방부와 최종적으로 협의하던 중 ‘영상이 너무 짧은데다 핵심 부분이 빠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더 많은 분량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이 나오자 오전에 예정됐던 공개를 일방적으로 미뤘다.

유엔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다시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유엔사 내에서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며 동영상 비공개 결정을 알렸다.

그는 또 빈센트 브룩스 유엔사령관이 현재 일본 출장 중이기 때문에 영상 공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JSA에 설치된 감시장비로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은 유엔군사령관의 승인이 있어야 공개할 수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동영상을 공개하려한 것은 언론이 더 정확하게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차원이었다”며 “무엇을 숨기려거나 감추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참모본부와 사전에 조율해서 그동안 CCTV 공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합참하고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며 “합참의 반대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추후 영상 공개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