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총상을 입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쪽으로 귀순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가 무기한 연기됐다.
유엔사령부는 16일 오전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빠진 26초짜리 영상을 공개한다는 계획이었다.
유엔사가 공개하기로 한 26초짜리 영상은 △귀순 병사가 타고 온 군용 지프차 바퀴가 배수로에 빠지는 장면 △북측 판문각 앞 도로에 있던 북한군 3명이 추격을 위해 뛰어가는 장면 △사격하는 장면 △귀순자가 두 발로 뛰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엔사는 영상 공개를 앞두고 국방부와 최종적으로 협의하던 중 ‘영상이 너무 짧은데다 핵심 부분이 빠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더 많은 분량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이 나오자 오전에 예정됐던 공개를 일방적으로 미뤘다.
유엔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 다시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유엔사 내에서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며 동영상 비공개 결정을 알렸다.
그는 또 빈센트 브룩스 유엔사령관이 현재 일본 출장 중이기 때문에 영상 공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JSA에 설치된 감시장비로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은 유엔군사령관의 승인이 있어야 공개할 수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동영상을 공개하려한 것은 언론이 더 정확하게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차원이었다”며 “무엇을 숨기려거나 감추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합동참모본부와 사전에 조율해서 그동안 CCTV 공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합참하고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며 “합참의 반대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추후 영상 공개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