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학극장, 소설을 보다 ‘복덕방’
청소년 문학극장, 소설을 보다 ‘복덕방’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7.11.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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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소설을 쉽게 풀어낸 연극 시리즈
복덕방 포스터. (사진=극단목수)
복덕방 포스터. (사진=극단목수)

지난 2004년부터 배우들이 목수 일을 하며 순수한 땀과 열정으로 시작된 ‘극단 목수’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을 받아 청소년 문학극장 ‘소설을 보다, 이태준 편’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복덕방’을 오는 20일부터 내달 16일까지 성북구에 위치한 ‘공간222’ 무대에 올린다.

청소년 문학극장 ‘소설을 보다’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근대 소설들을 각색해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연극 시리즈로, ‘달밤’, ‘까마귀’, ‘영월 영감’, ‘복덕방’, ‘해방 전후’ 등을 쓴 소설가 이태준을 첫 번째 작가로 선정했다.

1937년 ‘조광’에 발표된 이태준의 단편소설 복덕방은 1930년대 서울의 한 복덕방을 배경으로 한 영락한 노인들의 삶과 죽음을 그려냈다.

복덕방 주인 서참의, 서참의의 친구 박희완 영감, 사업실패로 몰락해 서참의의 복덕방에 신세를 지고 있는 안 초시 등 3명의 노인이 주인공이다.

어느 날, 재기를 꿈꾸는 안 초시에게 박 영감이 부동산 투자에 관한 정보를 일러준다. 안 초시는 딸과 상의해 투자를 하는데, 시간이 흘러도 땅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전무하다.

결국 이 부동산 정보는 박 영감에게 부동산 정보를 전해 준 사람이 제 땅을 처분하기 위한 사기극이었음이 밝혀진다. 안 초시는 이 모든 잘못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딸의 비난을 받게 되고, 이에 음독자살을 택하게 된다.

아버지의 자살로 자신의 사회적 명예가 더럽혀질 것을 염려한 딸 안경화는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게 된다. 장례식에 참석한 서참의와 박 영감은 딸의 위선적인 모습과 조문객들의 허세에 가슴 아파한다.

이 작품은 현실에 대해 정면대결을 피한 대신 그것을 제재로 서민 생활의 한 단면을 부각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 봉건적 풍속 속에서 급격히 식민지 자본주의적 풍토로 변모해 가는 사회 변화 추세 속에서 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혹은 그것을 극복하려는 아무런 의지도 보이지 않는 수동적인 인물을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

복덕방 공연은 40분간 진행된다. 이후 이어서 20분간 연출·배우들과 관객들이 질의응답 문학토론 시간을 갖는다.

이번 작품이 공연되는 공간222는 무대와의 경계가 없는 33석의 소규모 극장으로, 관객과 예술인들의 함께 어우러져 문학의 연극적 상상에 대한 토론을 즐기는데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복덕방은 이창호, 최근창, 정대진, 구선화, 임종원 등이 출연하며, 인터파크, 대학로 티켓닷컴 등 온라인 예매처에서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