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숫자에 집착 말고, 취업한파 녹일 ‘따뜻한 바람’ 만들어야
[기자수첩] 숫자에 집착 말고, 취업한파 녹일 ‘따뜻한 바람’ 만들어야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11.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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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한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4%로 예상보다 크게 성장하면서 정부는 목표로 삼았던 연 3% 경제성장이 확실시되며 3.2%도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근 IMF도 지난달 3.0%로 올렸던 한국경제성장 전망치를 한 번 더 3.2%로 상향 조정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실제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용부문은 심각하다. 10월 취업자 증가 폭은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졌고, 청년실업률은 8.6%로 10월 기준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 체감실업률도 21.7%로 나타나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증가세 둔화로 고용시장 들어오는 인원 자체가 줄어들어 고용률은 올라가더라도 취업자 증가폭은 축소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부도 일자리창출과 근로자 보호 등을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고, 16.4%라는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 7530원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들이 고용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든다고 말한다.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부담과 정규직에 대한 부담으로 고용인원을 줄이게 되고, 공무원 선호현상을 높여 공시생들을 늘린다는 이야기다.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 27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이런 말들을 ‘맞다’, ‘틀리다’ 지금 당장 평가하긴 어렵다. 정부가 목표했던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고 외국에서 한국의 경제전망이 긍정적인 것도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보이는 숫자에만 몰두해 정작 국민이 추위에 떨고 있는 현재 모습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기뻐하기보단 무엇이 취업한파 속 떨고 있는 청년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