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 수사 중인 검찰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이르면 내주 초반 소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같이 방침을 정하고 전 수석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전 수석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현 정부 들어 여권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소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전 수석이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회장 또는 명예회장으로 있을 당시 각종 이권을 챙겼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전 수석의 전직 보좌관들에 이어 당시 협회 간부까지 구속하면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전 수석의 전 보좌관인 윤모씨 등 3명은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대회 협찬비로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는다.
이들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받은 협찬비 가운데 1억1000만원을 허위 용역 계약 등을 맺는 수법으로 ‘자금세탁’해 빼돌린 혐의도 있다.
또 당시 협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조모씨는 윤씨 등이 협찬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자금세탁을 돕고, 윤씨에게 협회 법인카드를 내줘 거액을 사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과정에서 전 수석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롯데홈쇼핑 관계자들로부터 전 수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협찬비를 지불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씨로부터 윤씨가 전 수석의 총선 선거자금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한편, 전 수석은 자신의 결백함을 강조하면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전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국민의 염원으로 세워진 정부, 한결 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제가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