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북한병사 2차 수술 성공적… "상태 여전히 위중"
귀순 북한병사 2차 수술 성공적… "상태 여전히 위중"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11.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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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염 심각, 복부수술마쳐… '럭비공' 상태"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총상을 입고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북한 귀순병사가 2차 수술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15일 아주대병원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어 귀순 병사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수술에서는 급성 담낭염 소견을 보이는 담낭을 절제했고 장기에서 관찰된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대량의 복강 세척을 시행했다"면서 "총상을 입은 병사는 복부 내 대량의 출혈 상태로 호송돼 왔고, 내장의 관통 부위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위에서 무수한 기생충들이 뚫고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했지만 2차례 수술을 통해 복벽을 봉합하고 이곳에 남아있던 총알을 제거한 뒤 수술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귀순병사의 상태에 대해서는 "고도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대량 출혈에 의한 쇼크 상태에 빠졌던 기간이 길었고 복강 내 오염이 매우 심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외상 환자에 비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교수는 병사의 현재 상태를 ‘럭비공’이라고 표현하며 "어떻게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병사의 상태를 지켜봐야 하지만 재차 복강 수술을 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교수는 "혈압, 소변량 등은 많이 호전됐다고 볼 수 있다"며 "환자의 회복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정형외과와 성형외과 수술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병사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생명유지장치를 통해 기계호흡을 하면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와 염증을 약화하는 약물 등에 의한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귀순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31분께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꿈치와 어깨 등에 5∼6군데 총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다.

귀순 직후 이뤄진 1차 수술에서는 총상으로 출혈이 심한 좌측 겨드랑이 부위에 대한 지혈과 파열된 소장에 대한 봉합 등이 이뤄졌다.

이후 이날 진행된 2차 수술은 오전 9시30분부터 1시까지 3시간 30분가량 이 교수의 집도로 진행됐다.

병원 측은 다음 주 이 병사의 상태 등에 대한 추가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