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규모 5.4 지진… "전국서 흔들림 느꼈다"(종합)
경북 포항 규모 5.4 지진… "전국서 흔들림 느꼈다"(종합)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1.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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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물·차 부서지고 시민들 대피… 경상 4명
반도체 생산라인 일시 가동중단… 곧바로 재가동
"전국서 진동을 느꼈으나 별다른 피해발생 안해"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경북 포항 흥해 지역 한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벽돌이 주차한 차를 덮쳤다.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경북 포항 흥해 지역 한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벽돌이 주차한 차를 덮쳤다.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29분31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 깊이 9㎞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의 북위는 36.10도, 동경은 129.37도다.

또 규모 5.4 지진에 앞서 오후 2시 22분 32초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규모 2.2, 2시 22분 44초 비슷한 지점(북위 36.08도, 동경 129.31도)에서 규모 2.6의 지진 등 전진이 발생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49분 규모 3.6 지진, 오후 3시 규모 2.9 지진, 오후 3시9분 규모 3.6 지진 등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여진 등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작년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실제로 포항시를 비롯해 인근 도시에 있던 사람들이 약 5초가량 강한 진동을 느낄 만큼 지진의 감도는 강했다. 

갑작스레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대다수 포항시민은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했고, 건물 곳곳은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일부 외벽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건물 밖에 세워둔 차가 부서지기도 했다. 시내 곳곳에서는 유리창이 깨진 모습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집 안에 있던 액자나 책이 떨어지거나 마트 물건이 쏟아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 지역인 부산 연제구의 한 건물 15층 사무실에 있던 40대 여직원은 지진 충격으로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특히 이날 지진은 포항과 인근 지역뿐만이 아니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으로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일부 사무실에서는 뚜렷한 진동과 함께 책상과 파티션, 화분 등 집기가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다만 강도가 미미해 대피 소동이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지진은 건물이 붕괴되거나 시설물이 파괴될 정도의 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명 피해도 경북도소방본부에 경상 4명을 끝으로 더 이상의 신고는 없는 상태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어린이집 외벽이 무너져 차량이 파손됐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어린이집 외벽이 무너져 차량이 파손됐다.

이런 가운데 지진이 발생하자 포항과 울산 등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지진 발생 직후 현장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가동되고 있는 설비를 점검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지진 발생 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고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포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제철,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이 지진 발생 후 시설물을 점검했으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울산 지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효성 등에서도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출력이 줄거나 수동정지한 원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에도 경주 월성원전을 비롯해 국내 원전은 이상이 없어 정상 가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포항 지진 상황 대책 마련을 위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포항 지진 상황 대책 마련을 위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지진 피해 발생 상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소집하고, 포항 지진과 관련한 상황을 보고받고 후속 조치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