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車의 고객 기만 행태…이제는 뿌리 뽑아야
[기자수첩] 수입車의 고객 기만 행태…이제는 뿌리 뽑아야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1.1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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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판매고를 기록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에게는 한국 정부기관과 소비자들이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잘 나가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객 기만 행태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브랜드다. 이들은 정부의 리콜권고에도 배짱을 부리며 버티는가 하면 이번엔 배출가스 인증과정에서 정부당국을 오랫동안 속여 온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 터진 ‘디젤게이트’는 벌써 기억 속에서 지운 모양이다.

지난 9일 BMW는 배출가스 인증 과정에서 기존 인증 받은 차량의 시험성적서를 가져와 날짜와 차종만 바꿔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환경부로부터 608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렇게 인증 받은 차량이 4년간 28개 차종 8만1483대에 달한다.

벤츠도 BMW와 함께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부품을 임의로 바꿔 끼우다 적발돼 행정처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리콜이행 권고도 계속 무시하고 있다.

벤츠는 그러면서도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 35만1218대에 대한 리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아직 결함이 보고된 것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 고객의 안전은 내팽개친 채 중국 고객의 안전만 챙기는 차별적인 행태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객 기만 행태를 처음부터 바로 잡지 못한 게 아쉽다. 이들은 이제 소비자를 넘어 국내 정부마저 무시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객 기만은 없어져야 할 적폐다. 더 이상 이들의 고객 기만 행태를 지켜볼 수 없다.

더욱이 한국 소비자들은 ‘호구’가 아니다. 지난달부터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단체들의 공세가 격해지고 여론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번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인해 신뢰에도 금이 갔다. 정부당국이 나서서 수입차들의 고객 기만을 발본색원해 뿌리 뽑아야 한다.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급락하는 데는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수입차 브랜드 역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으려면 판매 확대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좀 더 중요시 여겨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높이 올라갈수록 떨어질 때 충격이 더 큰 법이다. 이를 굳이 몸으로 체득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수입차 브랜드들이 이제는 ‘오만함’ 대신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을 보여줄 때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