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탐방] 맥도날드, 유연근무시간제로 근무만족도 ‘쑥쑥’
[외식업체 탐방] 맥도날드, 유연근무시간제로 근무만족도 ‘쑥쑥’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7.11.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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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 데이’ 활용... 하루에 한 시간 근무하기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맥도날드 관훈점 매장. (사진=김견희 기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맥도날드 관훈점 매장. (사진=김견희 기자)

“엄마와 함께 일하는 것 같아 좋아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맥도날드 관훈점에서 크루로 근무하는 대학원생 여연수(27)씨의 말이다. 여 씨는 시니어 크루인 나재순 씨(59)를 부를 때 ‘엄마’라고 부른단다. 왜 그렇게 부르냐고 묻자, 더 정감이 가서 좋단다. 이런 호칭 때문에 진짜 모녀지간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단다. 

다정한 모녀지간 같은 여연수 씨와 나재순 씨는 맥도날드에서 근무한지 각각 7년과 5년이 넘었다. 두명 모두 크루를 교육시키는 트레이너 직급에 있다. 누가봐도 사이좋은 ‘모녀’는 맥도날드에서 장기근속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연근무시간제도’를 꼽았다. 원하는 대로 근무시간조절을 할 수 있어 학업이나 가사일과 병행할 수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원하는 시간을 골라서 근무를 할 수 있냐고 묻자, 매장의 스케줄 관리 담당 매니저가 매주 ‘스케줄 데이’를 통해 크루의 근무시간을 관리·조율한다고 답했다. ‘스케줄 데이’는 크루들과 매니저가 모여 근무 계획을 수립하는 날이다. 조율을 통해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날은 한 시간만 근무할 수도 있다. 

맥도날드는 이러한 방식 때문에 한 매장 당 근무자수가 적게는 70명에서 많게는 100명에 달한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매일 정해진 시간을 근무하는 방식을 통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최대한의 생산성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대다수 기업의 고용형태와는 많이 다르다.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무시간 조율을 위한 직원을 매장마다 두는 것 역시 일반 기업이라면 고정비용 절감 차원에서 생각지도 않을 부분이다. 

이 같은 맥도날드의 근무형태는 노동생산성 저하에 대한 선제적 대비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경영학계에서는 유연근무시간제를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근무제도로 손꼽고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유연근무시간제에 대한 아르바이트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맥도날드는 매년 본사 직원들은 물론 매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하는데 이 조사에서 유연근무시간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80%에 달했다.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유연시간근무제로 근무하는 크루. (사진=맥도날드 제공)
맥도날드 매장에서 유연시간근무제로 근무하는 크루. (사진=맥도날드 제공)

◇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이 모든 것은 ‘사람 중심’의 기업 철학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서빙하는 회사가 아니라 햄버거를 서빙 하는 ‘사람들의 회사’라는 설명이다. 

맥도날드는 1988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학력, 나이, 성별, 장애 등에 차별 없는 열린 채용을 지속하고 있다. 매장 직원으로만 전국 18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부 크루 1600여 명, 시니어 크루 360여명, 장애인 크루 240여 명이 근무 중이다. 

6개월마다 치러지는 역량평가를 통해 매장 점장, 매니저급으로 진급을 할 수 있는 성장 기회도 열려있다. 더 나아가서는 지역관리자까지 올라 본사 직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업체에 따르면 실제 본사 직원의 50% 이상이 매장에서부터 일을 시작했다.

때로는 맥도날드가 단순한 근무지를 넘어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여연수 씨는 지난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 당시 맥도날드 한국 대표로 선정돼 다녀왔다. 연극을 활용한 교육자가 되는 게 꿈인 그녀는 당시 전 세계에서 모인 맥도날드 국가대표들과 교류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재순 씨는 “늦은 나이에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 기쁘다“며 ”두 아이의  중·고등학교에 입학 때 받은 축하금에 맥도날드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맥도날드는 사이버대학교 수업료 감면 지원, YBM 어학원 제휴 할인 등 본사 직원과 동등한 복리후생 제도를 마련해 매장 아르바이트생들을 챙기고 있다.

일을 마치고 취재에 응한 여연수씨에게 맥도날드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일과 학업을 병행했어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데 맥도날드의 고용문화 혜택을 많이 본 거 같아요. 앞으로 바라는 점을 굳이 꼽자면 유연근무시간제도가 계속 유지되는 거예요.”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