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해 목숨 바쳤던 전태일 열사 47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내 삶을 바꾸는 민주노총'을 구호로 내걸고 노동적폐 청산·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2017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촛불 혁명의 요구와 지향은 계속돼야 한다며 현재가 노동적폐 청산과 노조 할 권리·노동기본권을 보장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권한대행은 대회사에서 "민주노총이 중심이 됐던 민중총궐기는 1700만 촛불 혁명의 도화선 이었다"며 "그러나 촛불 혁명 결과로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6개월이 지나도 바뀐 것은 많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10월24일 청와대 간담회와 만찬에 불참했지만 대통령과의 만남과 노정간 대화 교섭은 언제든 열어놓고 있다"며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동법 전면 개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노조 미가입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로 노동회의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삼권도 없는 의견 단체를 만드는 것은 노동 존중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한상균 위원장을 석방하고 은신 생활 중인 이영주 사무총장에 대한 수배 조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4시40분께 서울광장을 출발, 을지로·종로를 거쳐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하고 정리집회 후 해산한다.
건설노조·공공운수노조·금속노조·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등 산하 산별노조는 이날 후 1∼2시부터 서울역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노동기본권 보장과 법외노조 철회 등을 요구하는 사전집회를 연 뒤 서울광장으로 행진해 노동자대회에 합류했다.
또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노조도 오후 1시 종로구청 한우리홀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통합 출범식을 연 뒤 노동자대회에 동참했다. 마트산업노조는 각 기업의 직원들 뿐 아니라 마트 내에서 활동하는 하청과 파견, 용역 노동자까지 모두 참여 가능한 단체로 조직됐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에 산별노조·연맹 조합원 등 최대 5만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