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에 바람잘 날 없는 야권
내부갈등에 바람잘 날 없는 야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1.12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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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洪-복당파 vs 친박 정면충돌 임박
국민의당, 당 정체성 놓고 내부 불면 속출
무죄석방촉구천만인서명운동 대구본부 등이 10일 오후 대구 엑스코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부당 출당 규탄대회를 열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대구 방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무죄석방촉구천만인서명운동 대구본부 등이 10일 오후 대구 엑스코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부당 출당 규탄대회를 열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대구 방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당내에서 극심한 내부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먼저 한국당은 당 주도권을 놓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두 차례에 걸쳐 한국당으로 복당한 김무성 의원 등 22명의 복당파까지 변수로 등장하며 당내 상황을 더욱 복잡하기 만들고 있다.

일단 당 내에서는 홍 대표와 복당파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복당파의 복당 전제 조건이었던 '박근혜 출당'에 홍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선 게 연대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친박의 반격이 만만치 않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은 친박 측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을 끌어모아 '비홍연대'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홍 대표와 복당파, 친박의 대결구도는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으로 소위 '무대계'(김무성계)라고 불리는 의원들도 상당한 세(勢)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친박과 머지않아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13일 열릴 예정인 의원총회에서 내전이 그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친박 의원들이 복당파의 복당 조치에 반발하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12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제2창당위원회 인재영입분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분과위원인 오세정 국민정책연구원장과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12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제2창당위원회 인재영입분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분과위원인 오세정 국민정책연구원장과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극심한 내홍을 겪고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을 계기로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지지기반 확장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비안'(非安·비안철수)계는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의 정체성을 둔 근본적인 시각차가 있는 것이다.

안 대표가 중도 표심을 강조하는 것은 내년  '6·13 지방선거, 멀게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호남이라는 지역적 한계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인 셈이다.

반면 호남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비안계는 지방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 호남의 민심이 정부·여당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보수 성향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한다면 텃밭의 여론은 더욱 차가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의원 40명 중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이 23명에 이른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안 대표는 현재 바른정당 잔류 '자강파' 의원들을 향후 정책·선거연대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호남 중진들은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필요에 따라서는 전략적 협력을 해야한다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