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말고 아세안’…시장 다변화 꾀하는 유통가
‘중국 말고 아세안’…시장 다변화 꾀하는 유통가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11.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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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롯데, 이마트 등…동남아 투자 확대
“젊은층 많아 성장잠재력 높은 지역”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사진=롯데)
롯데몰 하노이 조감도 (사진=롯데)

유통업계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지역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정치적 이슈가 경제 보복으로 이어지면서 큰 피해를 본 유통업체들이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롯데다.

롯데는 1990년대 식품부문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으로 범위를 넓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5조9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전체 매출(약 11조6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

롯데가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 회장은 동남아 지역에 위치한 롯데의 각종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는 등 현지 시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올해 안에 현지 식품회사와의 추가적인 M&A를 통해 음료·외식사업 위주로 진출한 현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백화점과 마트, 면세점 등 10여개 계열사가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국영 철강회사로부터 매입한 부지에 에틸렌을 생산하는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J그룹 역시 동남아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 700억원을 투자해 식품 통합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호찌민시 히엡푹 공단에 6만6000㎡ 규모로 설립될 공장은 동남아 시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한 회사는 밀가루나 식용유 등 기초식품소재의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구축도 추진 중이다. 올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에 총 4개의 사료 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 2020년까지 동남아시아 사료 생산규모를 현재보다 2배 늘릴 방침이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베트남에서의 단체급식 사업이 순항중이다. 2012년 진출 당시 현지 매출이 18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490억원까지 늘었다. 식자재 유통사업까지 본격화하면서 올해 매출 규모는 600~700억원대로 설정했다.

중국에서 철수하는 이마트도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베트남을 점찍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찌민시와 투자 확대를 위한 협약(MOU)를 체결한 이마트는 올해 호찌민 2호점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인구가 많은데다 젊은층 인구 비중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며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유통업계가 시장 다변화의 측면에서 동남아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