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 갈등 마침표… 文대통령, 내달 방중 확정
한·중 사드 갈등 마침표… 文대통령, 내달 방중 확정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11.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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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비 온 뒤 땅 굳는다"·시진핑 "양국관계 중대 계기"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만나 활짝 웃었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통해 그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경색됐던 한중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현지시간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다음달 중국 방문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중국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다시 갖고 양국 간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양국은 이를 위해 각급 차원에서 전략대화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만일 못 가더라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뒤 넉달여 만이다. 

지난달 31일 한중 정부가 사드 갈등을 종식하고 모든 교류를 정상화한다고 동시 발표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이후 첫 회담인만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도 문 대통령과의 소통을 사실상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관계 해빙은 물론 북핵 협력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혀 양국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물론 시 주석이 사드에 대한 중국측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양국 모두 역사적 책임, 한중 관계의 책임, 양국 인민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하긴 했지만, 이는 중국이 기존에 가져왔던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갑게 미소지으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매경한고(梅經寒苦)라고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도 있다"며 "한중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중 간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게 양측이 함께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시 주석님과의 회담이 그동안 움츠러져 있었던 양국 간 정치·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의 협력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는 중국의 경제·사회에 있어 개혁의 청사진을 정했고, 이 청사진은 21세기 중반까지 다 포괄하는 것으로 중국의 발전에 커다란 동력을 부여할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중국과 협력하는 좋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오늘 우리 회동은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측의 협력과 리더십 발휘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다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발언 관련 "한중 간 그동안 있었던 사드 갈등이 (지난달 31일 한중 합의를 통해) 봉인이 되었고, 이 상태에 대한 양국 의견들이 부분부분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그에 바탕해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열겠다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양국 정상 의지가 반영된 것(발언들)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