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 입고 선정적 춤"… 성심병원 장기자랑 논란
"야한 옷 입고 선정적 춤"… 성심병원 장기자랑 논란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1.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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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사진=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재단 행사에 동원돼 짧은 옷을 입은 채 선정적 춤을 추도록 요구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글이 제기됐다.

글쓴이는 “성심병원에서는 매년 체육대회를 하고 간호사들은 장기자랑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에 참여하게 된다”면서 “간호사의 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성심병원에서는 각종 행사에 당연하게 간호사를 동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육대회에서의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은 짧은 치마 또는 바지, 나시를 입고 춤을 춘다”며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간호사들은 거의 신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싫다는 표현도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호사를 보호해주어야 하는 간호부장님들 조차도 장기자랑에서의 복장에 대해서는 신경 써 주지 않는다”면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 장기자랑 시키고 야한 옷에 섹시한 표정 지으라는 등 제정신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단 소속의 한 간호사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규간호사들이 장기자랑의 주된 동원 대상”이라며 “이들은 간호부 관리자급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유혹적인 표정과 제스처가 되는 지’ 등을 얘기 듣는다”고 폭로했다.

이어 “기다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는 고령의 재단 고위직 관계자들을 앞에 두고 이 같은 춤을 추는 식”이라며 “어떤 간호사들은 극도의 수치심을 호소하며 울기도 했지만 윗선에선 ‘남들 다 하는 건데 유난을 떤다’는 반응 뿐이더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MBN은 체육대회 등 재단의 행사에 묵시적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간호사들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한 정확을 포착했다며 병원의 참가자 명단 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재단 측은 “몇 사람이 됐든 그런 식의 강요를 받았다면 잘못된 일. 그런 의견이 있었다면 조사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장기자랑 등은 재단 산하의 각 기관에서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특정 종목이나 의상 등 상태를 재단 차원에서 요구하거나 지적한 바는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