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GM, ‘다카타 에어백’ 리콜 불응…국토부 “강력 조치”
벤츠·GM, ‘다카타 에어백’ 리콜 불응…국토부 “강력 조치”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1.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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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에어백’…지난 2013년부터 약 1억대 규모 리콜
벤츠, 中서 35만대 리콜 시작…“한국 운전자 보호 소홀”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사진=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사진=연합뉴스)

폭발 위험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 중인 ‘다카타 에어백’에 대해 벤츠, 한국GM, GM코리아 등이 정부의 리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어 한국 운전자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벤츠는 올해 1~10월 한국에서 역대 최대인 5만8606대를 판매하는 등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도 리콜에 불응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을 판매한 업체는 모두 17곳으로 이 가운데 14개 업체가 현재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 한국GM, GM코리아 등 3개 업체는 국토부의 거듭된 요청에도 리콜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일본 다카타사(社)가 제작한 에어백은 충돌 사고로 에어백이 펼쳐질 때 인플레이터(팽창장치)의 과도한 폭발력으로 금속 파편이 튀면서 운전자가 다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다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로 모두 19명이 목숨을 잃고 20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다카타 에어백은 ‘죽음의 에어백’으로까지 불리며 지난 2013년부터 세계적으로 약 1억대의 리콜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기아·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다카타 에어백을 사용하지 않지만 대부분 수입 차량에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리콜 논의가 이뤄졌다.

아직 국내에 보고된 다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는 없지만 사고 발생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국토부가 지난해 수입차 업체들을 불러 다카타 에어백에 대한 리콜 확대를 요청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입차 업체 14곳이 다카타 에어백 리콜을 시작했지만 벤츠, 한국GM, GM코리아 등 3개 업체는 아직 리콜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벤츠, 한국GM, GM코리아 등 3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중 다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은 총 16만5861대다.

이 가운데 벤츠는 △C클래스 1만3811대 △GLK 2476대 △E클래스 810대 등 지난 2007~2017년 제작 차량 1만8724대를 한국에 팔았다.

또 한국GM은 △라세티 프리미어 7만2820대 △크루즈 4만2214대 등 2009~2012년 제작 차량 14만6078대, GM코리아는 △사브 9-3 562대 △캐딜락 BLS 95대 등 2005~2012년 제작 차량 1059대 등을 판매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아직 자사 차량에 다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고 결함 원인과 관련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리콜에 불응하고 있다.

특히 벤츠는 올 연말까지 한국에 판매한 차량 가운데 284대를 수거해 독일 본사 연구소에서 실험한 뒤 리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국토부에 밝혀왔다.

하지만 벤츠가 지난달 15일 중국에서 35만대 규모의 리콜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벤츠가 중국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지난 2006~2012년 생산된 SLK와 A클래스로 국내에 판매하는 것과 같은 차종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벤츠 등이 중국에서 실제 리콜을 시작하는지 관련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보다 더 강력한 조치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 관련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제품에 대한 리콜을 시행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제리콜을 요구한 바 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