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쪼개진 민심 "남북갈등 조장" vs "북핵해결 기대"
[트럼프 방한] 쪼개진 민심 "남북갈등 조장" vs "북핵해결 기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11.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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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반미 시위대와 대치 끝에 차벽·방패 재등장 "경호 총력"
'靑 행진' 제지하기도… 친미 단체는 '박근혜' '트럼프' 연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7일 오전 광화문광장 일원에 반미·친미 단체들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환영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7일 오전 광화문광장 일원에 반미·친미 단체들의 트럼프 대통령 비판·환영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친미·반미 성향 단체의 환영·반대 집회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 용산미군기지를 거쳐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마다 환영 인파와 반대 인파가 몰렸으며,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차벽 설치까지 불사했다.

트럼프 방한 반대단체들의 모임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과 주권자전국회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 소속 400여명(이하 경찰 추산)은 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당초 이들은 광화문광장 중앙광장 등지에서 집회와 문화제를 벌이려 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했다.

경찰 측은 "광화문 광장은 집회·시위가 가능하지만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부 지역의 경우는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 동선이 되는 차도로도 시위대가 내려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마찰이 이어지자 일부 경찰관은 방패를 꺼내 들었다. 캠코더로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채증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청와대로 향하는 시간이 임박하자 경찰은 차벽까지 동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보단체 구성원들이 경찰 차벽에 둘러싸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보단체 구성원들이 경찰 차벽에 둘러싸여 있다.

이날의 차벽 설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집회·시위 현장에서는 처음 실행된 것이라 눈길을 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 차벽 설치를 한 것은 지난 4월26일 경북 성주군에 사드 장비를 반입할 당시다.

경찰 관계자는 차벽 설치와 관련, "대통령경호법상 국빈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국가원수를 한 치의 빈틈 없이 경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차벽설치에도 격렬히 저항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방향인 남쪽을 향해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간 오후 3시 13분께에는 '전쟁반대! 트럼프반대!' 등 구호를 외치고 일행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야유했다.

또 이날 원불교 등 종교인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사랑채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에 나섰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앞서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상의 이유로 청와대 사랑채 방향 행진을 금지통고를 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경찰 금지통고의 집행을 정지하고 행진을 허용시켰다.

경찰은 해당 장소가 '경호구역'으로 설정돼 집회와 행진을 막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집회에 참여한 종교인들은 법원이 허용한 행진이라며 경찰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반미 성향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첫 방문지였던 경기 평택 미육군 험프리스(K-6) 기지 앞과 주한미국대사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반대 목소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반미단체가 야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호텔 인근에서 집회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7일 국빈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행이 탄 차량이 서울 세종로를 지나자 방문을 환영하는 인파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7일 국빈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행이 탄 차량이 서울 세종로를 지나자 방문을 환영하는 인파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 단체와 보수 개신교 단체가 주축이 된 친미 성향 단체들은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과 광화문네거리 앞,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서 각각 집회·기도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

조원진 의원을 필두로 한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 700명은 일민미술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한 환영 태극기집회'를 열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번갈아 흔들며 '박근혜'와 '트럼프'를 연호하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가자 'USA'라고 반복해 외쳤다.

개신교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5000명은 광화문네거리 앞에서 '회개와 구국 기도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고, 찬송가를 부르고 울며 기도했다.

앞서 오전 10시께 평택 미육군 험프리스 기지 정문 앞에서도 평택미군기지 상인회·평택 애향회 소속 회원 200여명이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다', '전작권 환수 결사반대' 등 피켓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기지 방문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