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고 원통하다”… 故변창훈 검사의 투신 전 문자
“억울하고 원통하다”… 故변창훈 검사의 투신 전 문자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1.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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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 은폐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6일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동 한 법무법인의 화장실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 은폐 혐의를 받는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가 6일 투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동 한 법무법인의 화장실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 은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투신해 숨진 고 변창훈 서울고등법원 검사가 투신 전 지인들에게 억울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투신 전 변 검사는 평소 친분이 있는 지인들에게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살기 싫다” “억울하고 원통하다” 등의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은 갑작스런 변 검사의 죽음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넘쳤다.

먼저 변 검사의 부인은 장례식장에서 “국정원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애기 아빠한테 다 뒤집어씌우고 애들 보는 데서 집안 압수수색하고 후배 검사한테 15시간이나 조사 받으면서 너무나도 원통해하고 억울해 했다”고 통곡했다.

또 공안통으로 분류된 검사들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면서 "파견 나간 공무원으로 직분에 충실했을 뿐인데 범법자로 몰았으니 본인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빈소에 와서 눈물을 흘리며 조문하자 한 현직 지청장은 술에 취해 “너희들이 죽였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변 검사는 2012년 대통령선거 직전에 불거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6일 오후 2시께 건물에서 투신했다.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1시간여 앞두고 상담을 받던 중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한 후였다.

이후 변 검사는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119요원들에 의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2시간 만에 숨졌다.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장모(43) 변호사도 지난달 31일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