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생활고를 해결하는 ‘생계형’ 차원이라고 하지만 정치현안 발언대의 통로가 막힌 이들에게 강의는 최근 정치에 무관심한 대학생 등 청년층과 소통하는 또다른 정치활동의 공간이 되고 있다.
4.9총선을 통해 배지를 뗀 일부 정치인들은 강의를 통해 현안에 대한 발언으로 ‘여의도’와의 끈을 놓치지 않은 셈이다.
민주당 김근태 전 장관은 한양대 행정·자치 대학원 초빙 교수로 지난 4일 첫 강의를 시작했다.
김 전 장관은 그동안 한미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 정치현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첫 강의 역시 ‘9월 위기설’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논란’ 등 최근 정국 현안에 대한 민감한 내용이었다.
대선후보 군으로 불렸던 김 전 장관의 강의실엔 수강생 20명 이외에도 청강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전략통’으로 통한 민병두 전 의원은 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로 강단에 섰다.
민 전 의원은 9월부터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총 9시간 강의를 한다.
민 전 의원은 8일 “권력과 언론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지를 주로 강의하게 될 것”이라며 “권력과 언론에 대한 이슈가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국과 관련된 부분은 주로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을 다루고 미국에 대해서는 언론과 대선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의정치’ 이외에도 러시아, 중국, 몽고인 등의 자녀들을 위한 ‘다문화도서관’ 운영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상임고문을 맡는 등 대외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민주당 부설 민주정책연구원 기획위원을 맡아 1주일에 한 번씩 회의를 갖는 등 중앙당과의 연결 고리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서울시당 정치아카데미 강사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재들을 교육하는 일도 담당할 예정이다.
민주당을 탈당,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구 경북대학에서 ‘생활과 경제’라는 과목으로 7년 만에 강단에 섰다.
유 전 장관은 수강신청과 동시에 400명의 정원이 마감돼 경북대에서 최다 정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다만 자신의 강의가 ‘강연정치’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한 듯 첫 강의 때 학생들에게 “혹 정치강연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 수강생이 있다면 빨리 수강취소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