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지난달에는 권영진·김성식·윤석용 의원 등 친이계 또는 중립계 초선 의원들과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는 권영진 의원이 박 전 대표와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게 ‘밥 한번 사주시죠‘라고 요청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에게 초선 의원들과 자주 만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부탁했고, 박 전 대표는 ‘너무 자주 만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겸양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김세연, 장제원, 현기환 의원 등 부산 출신의 중립 성향 의원들과도 만났으며, 이외에도 몇 차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친이계나 중립 성향의 의원들과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친이계 또는 중립계 초선 의원들이 먼저 박 전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차기 대권 주자 중 가장 인지도가 높고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군 중 하나라는 점과 당내에서 가장 큰 조직과 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친이계 내부가 세포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과 친이계 또는 중립계 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실적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7일 OBS ‘정한용의 명불허전’에 출연해 “경선 때 이명박, 박근혜계로 계파가 나눠졌는데 요즘 당내에서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옮기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일 예산 대책을 위한 대구지역 의원 모임에도 참석해 지역 현안을 논의했으며, 10일에는 대구 지역 경기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도 참석하기로 하는 등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 돌보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소속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현안과 업무를 익히기 위해 마련한 자문교수들과의 공부 모임에도 계속 참석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최근 친이계 모임 ‘함께 내일로’의 결성에 자극받은 측근 의원들이 친박계 모임을 결성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건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에는 자제하는 모습이다.
모임을 열다 보면 아무래도 ‘자기 계파를 불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희태 대표 취임 후 부활한 당내 최고.중진 연석회의에도 첫 회의 때만 참석한 뒤 계속 불참하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최근 “박 전 대표는 현재 당직도, 당무도 맡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 참석을 하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고, 현안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면 대통령이나 이명박 정부에 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적극적인 대외 행보와는 거리를 두면서 지역 현안 챙기기와 상임위 공부, 친박계가 아닌 당내 인사와의 친분 확대 등 차분하게 내실 쌓기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 요즘 박 전 대표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