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추워졌다. 혼자이면 더 춥다. 혼자이면서 가난하면 더 더욱 추위를 탄다.
한 인터넷 포털기업이 뭇매를 맞고 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세상을 변혁시킬 구세주가 온 듯 법석을 떨었다. 컴퓨터가 발명되고 그 시스템이 정보통신에 연계 되면서 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사회가 시작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생산과 소비 행태는 물론 사람간의 관계와 소통양식 또한 혁명적인 변화가 전개되면서 인간기술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를 것인가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숨 가쁘게 내달려 온 것이다. 산업혁명의 시작은 증기기관의 발명과 궤를 같이하는 에너지 혁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산업혁명의 씨앗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를 끌어낸 인쇄술의 발명과 지식기술의 대량복제와 전파를 가능케 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에서 싹이 텄다. 한 편 정보사회의 씨앗은 증기에너지에 전기에너지가 보태지고, 여기에 전자기술이 가세하면서 컴퓨터시스템의 발명에서 싹이 텄다. 컴퓨터가 매개하는 정보통신은 질적 양적 소통을 폭발적으로 확대하였다. 대중매체의 약점인 한 방향 소통을 쌍방향, 다중복합 소통으로 변하게 했고 그 끝판왕격인 인터넷이 개발되어 무한대의 웹 공간을 확장하면서 인류에게 또 한 번의 혁명을 경험하게 한 것이다.
인터넷은 순식간에 세상을 하나의 소통체계로 묶었다. 지구촌 마을 마을에서 일어나는 갑돌이 소식, 마리아 소식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새로운 정보를 모으고 뿌리는 검색 전달 포털기업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억만장자가 하룻밤 새 생겨난다. 평생 땀 흘리고 근검절약하며 부를 축적한 자수성가형 부자가 아니라 혜성처럼 등장하는 IT아이돌이다. 인터넷이 경제생활을 변하게 한 것이다. 인터넷은 정치를 변혁시킬 것이라 일찍이 예측 되었다.
대중사회의 한 방향 소통이 인터넷으로 대체되면서 서로 상대방과 의견을 공유하고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게 되었다. 대의제 간접민주주의에서 굳어진 부정적 정치권력에 대한 대안을 인터넷을 통한 직접민주주의 방식에서 찾는다. 웹상에서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감을 끌어내어 정치에 반영 하는 것으로 숙의민주주의 라는 위안을 얻고 있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세미 익명의 공간에서 전개되는 정치적 이슈에 대한 토론은 집단지성이란 이름으로 행동화 되어 막강한 정치적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이렇게 민주적이고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 할 선량한 수단이라던 인터넷도 기업화되고 독과점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IT 강국이다.
나라의 규모에 비해 기술도 으뜸이고 영향력도 일등이다. 그래서 인터넷 웹으로 형성된 집단지성이 제역할 못하는 정권을 바꾸기도 하고 흔들기도 한다. 촛불 행동은 인터넷 웹에서 공감한 집단지성의 결과이지 누군가가 뒤에서 조작하고 연출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아직은 인터넷 정치가 만사 선은 아니고 옳을 때도 틀리거나 과할 때도 있다. 탄핵촛불 발화점이 인터넷의 좋은 점이라면 쇠고기 촛불에 불을 붙인 인터넷은 틀렸었다. 국정감사 막바지에 우리나라 최대의 인터넷 포털기업 네이버가 감사장을 뜨겁게 했다. 1999년 창업하여 불과 10여년 만에 대기업군에 진입한 포털 아이돌기업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로 뉴스, 광고 심지어 금융, 언론에 까지 영역을 확산하고 그릇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뉴스 검색기능을 가지고 본래의 뉴스를 편집하거나 재배치 한 사례나 중소규모 광고를 포함하여 55%이상, 전체 매체광고의 70% 이상을 점유 한다는 것은 비난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스스로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대선과 같은 중대한 시점에 단순 검색 포털이 정치적 뉴스를 조작한다는 것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받지 못한다.
네이버 대표는 국감에서 세계적 포털 구글은 전 세계 90%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비해 네이버는 고작 국내시장의 70%를 지배 할 뿐이라며 국회의 비판이 과하다고 주장하는데 설득력이 약하다. 대부분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기존 매체들의 질시와 비난이 드세다는 것은 인정한다 해도 포털검색의 독점적 지위를 빌미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중소 매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면 비록 미래 국가 성장동력 부문이라 하여도 현재적 공존공생을 위협하는 독점적 기업의 행태는 고쳐야 한다. 세상은 자꾸 추워지는데 ‘혼자만 잘 살면 뭔 재민겨?
/박기태 한국정경문화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