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여야 지도부에 "예산·입법에 정부·국회 지혜 모으자"
文대통령, 여야 지도부에 "예산·입법에 정부·국회 지혜 모으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1.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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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시정연설 전 국회의장실서 차담회
與 "한중관계 좋은 분위기"… 野 "협치와 동떨어진 모습"
文대통령 "오늘은 오셨네요"… 홍준표 "여긴 국회니까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정세균 국회의장.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정세균 국회의장.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들이 1일 국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비공개로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차담회에는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거시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고용이 좋아지면 경기 상승세도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예산과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의장은 "한중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북핵 문제 때문이라도 주식시장이 굉장히 중요한데,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찍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이날 차담회에서 여당 측은 한중관계 개선이나 민생회복 과제 등을 언급하며 덕담을 이어간 반면, 야당 측은 정부·여당의 내년 예산안과 입법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온도차를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중간 관계정상화가 되는 분위기가 한중간 외교적 문제 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에서도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한 덕담을 드렸다"고 전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초기 협치의 마음을 갖고 야당을 방문해주셨지만 현재는 협치와 동떨어진 모습이다"며 "정치곳간은 옥죄는 게 아니라 많이 베풀 때 더 여유로워지고 국민도 더 안심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회 내에서만 진행할 수 없는 게 개헌"이라며 "개헌과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청와대가 의지를 갖고 역할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야당일 때 주장헀던 법안들, 방송법이나 이런 것들을 그대로 받아달라"며 "여당일 때 말 다르고, 야당일 때 말 다르면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께서 포용적 복지국가 구상을 밝히신 만큼 이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좀 더 과감한 복지증세가 필요하다는 부탁을 드렸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여야 대표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여야 대표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한편 이날 차담회 자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391 흥진호 나포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문 대통령이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는 "여기는 국회니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차담회에서 홍 대표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홍 대표는 지난 6월 추경연설에 앞선 차담회에는 불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