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이기 본격화… 은행권 ‘호시절’ 지났나
가계대출 조이기 본격화… 은행권 ‘호시절’ 지났나
  • 이한별 기자
  • 승인 2017.10.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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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옥죄기가 본격화되며 가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온 은행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가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소폭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의 전체 원화 대출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지난해 말 40%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 1분기(39.94%), 2분기(39.89%)로 조금씩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각각 전 분기 대비 0.61%p, 0.55%p 감소한 41.96%, 42.0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0.1%p 오른 37.34%를 기록했지만 작년 말(37.46%) 대비 소폭 감소한 상황이다.

정부가 가산금리 인상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선 것도 부담이다. 

지난 27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점검회의’에서 각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에게 “과거 일부 은행이 시장금리 상승에 손쉽게 대응하고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하도록 가산금리를 인상한 사례가 있었다”며 “(지금도) 가산금리 산정 방식, 수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는 오는 12월까지 금융권별 자본규제 등을 재점검해 가계대출로 몰리는 자금흐름을 재정비한다고 예고했다.

만약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가계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높일 경우 이는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기존 대출에도 이를 적용하면 이미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충당금 부담 폭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향후 발표되는 당국의 세부 내용에 따라 관련 영향을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신규 대출에 국한한 자본규제 강화라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 금융당국에서 디테일한 내용이 발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