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울산에 계신 지인과 통화를 했다. 이처럼 격려를 해주었다. 정말 고마운 말씀이다. 사실 셀트리온도 처음에는 괄시를 많이 받았다. 결과가 좋으니까 그런 편견은 쑥 들어갔다.
신약 개발 회사가 모두 비슷한 처지다. 심한 얘기로 사기꾼(?) 소리도 듣는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와이디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신약은 당뇨병 치료제. 당뇨병성 황반부종(DME)과 당뇨병성 망막병증(DR)이다. 당뇨로 심하면 실명까지 한다. 거기에 따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둘 다 정부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는다.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언론사 생활 30년을 마치고 교육기업에서 11개월 가량 근무한 뒤 최근 바이오 기업으로 왔다. 밖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 우선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다. 그러니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돈 가뭄이 심각했다. 처음부터 돈을 갖고 바이오 벤처에 뛰어든 기업은 없다. 창의성과 기술력 하나 믿고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처 기업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정부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투자자도 기업인을 믿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도, 투자자도 벤처에서 멀어지는 느낌이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면 바이오는 미래의 먹거리다. 투자에서 비롯됨은 물론이다.
벤처에 뛰어든 사람들은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다. 오로지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생각 하나 뿐이다. 그것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의욕을 불태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만들겠다며 투자하라고 하면, 글로벌 제약사들도 그게 뭐냐고 되묻던 시절이었습니다. 실체도 없고, 시장도 없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그때는 몰랐지요. 제가 가진 건 이 분야가 된다는 확신과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뿐이었습니다”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할 이유는 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바이오산업으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의료비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면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게 된다. 복지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의약품 소비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다.
급증하는 의료비를 절감하면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바이오뿐이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에 경쟁력이 있다. 바이오와 IT가 결합하면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그런 점에서도 바이오산업은 매력적이다. 한국이 바이오 글로벌 강자의 자리에 설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