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후공 논설위원
얼마 전 한 기관이 청년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당신은 N포세대에 속하나요?”라는 질문에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에서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로 더나가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7포 세대까지 등장했다. 또 도대체 얼마를 더 포기해야하는 지 몰라 정확한 숫자가 아닌 ‘N포 세대’라는 말이다.
요즘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으로 삶의 가치마저 포기하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미래의 주역들의 삶이 고단해진지 오래됐다.
사회에 첫 발을 딛자마자 빚에 시달리는 청년도 늘고 있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연체의 늪에 빠지면서 파산의 위험에 직면하는 경우가 주변에 비일비재하다.
생계비, 학자금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청년들이 대부업체에 손 내밀고 있다.
오죽하면 청년실업자와 신용불량자를 합친 ‘청년 실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겠는가.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과도한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20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을 대출받았으나, 취업이 늦어지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빚을 갚지 못해 신불자 낙인이 찍힌다.
취업난과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아르바이트 등과 같은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더 큰 문제는 빚을 내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
20대의 청년들 대출 증가율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는 최근 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청년 부채 문제는 전체 부채 규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가계부채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
한국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청년층(15~29세)실업률은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까지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20%를 상회한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실업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국가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기 때문에 간과해선 안된다.
빚과 실업의 수렁 속에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경기 침제와 저출산 고령화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만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청년들이 살맛나는 나라는 학업과 취업이 보장되고, 즉 배우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다.
한참 일할 나이의 청년들이 빚에 쪼들려 사는 나라에는 희망은 없다. 미래의 희망을 키워가야 할 빛나는 청춘들이 빚쟁이 탈출이 꿈이 돼선 안 된다.
/강후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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