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계부, 목매 숨져… 유서엔 "누명 벗겨 달라" (종합)
'어금니 아빠' 이영학 계부, 목매 숨져… 유서엔 "누명 벗겨 달라" (종합)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0.2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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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환 조사 앞두고 자택 앞 비닐하우스서 숨진채 발견
며느리 성폭행 사건 당사자 모두 사망… 사건 미궁속으로
며느리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계부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 주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며느리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계부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현장 주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며느리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계 A(60)씨가 25일 강원 영월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영월군 상동읍 내덕리의 자택에서 앞 비닐하우스 안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이영학의 어머니 B(57)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B씨는 "일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시 과정에서 숨진 배씨의 상의 안 주머니에서 메모지 형태의 유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서에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형사분들에게 부탁하는데, 누명을 벗겨달라.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형님에게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A씨가 며느리를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받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A씨는 이날 오후 2시 경찰의 3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지난 14일 강원지방경찰청에서 시행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이후 11일 만이다.

앞서 이영학의 부인 최모(32)씨는 지난달 1일 A씨에게 2009년 3월 초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고소장을 낸 지 나흘만인 지난달 5일 추가 피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다음 날인 6일 오전 0시 50분쯤 서울시 자신의 집 5층에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성폭행 관련 DNA 등 증거물에 대한 정밀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고, 지난달 21일 "A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최씨가 자신을 유혹하는 바람에 성관계는 가졌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A씨를 소환해 며느리 최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보강 조사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씨가 투신 사망한데 이어 피고소인 A씨 역시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이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절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