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29일이면 촛불 집회 1년을 맞는다.
연인원 17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참가한 ‘촛불 혁명’은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우리 민족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평화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23차례 동안 광장의 촛불은 타올랐다. 촛불집회 첫 주말 애초 주최 측이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2천명이었으나 15배가 넘는 3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이면서 대규모 집회로 불어났다.
집회에는 학생, 친구·연인,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 노인 등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안 표결 직전인 6차 집회에는 170만명이 운집했다. 지방까지 합치면 230만명이 넘으면서 헌정사상 최대 규모로 대통령 탄핵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면 감회가 깊다.
친박계 한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발언은 촛불을 횃불로 만들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주최측이 총 23차 집회 참석자 연인원을 추계한 결과 서울 광화문 집회 1423만5000명, 전국 집회 참석자를 포함하면 1685만2000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1이 집회에 참여한 것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첫 촛불이 밝혀진 날로부터 1년이 지났다. ‘촛불 민심’은 여전히 변화와 새 시대를 갈망하고 있다.
이른바 적폐 청산 작업이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다. 여기다 촛불과 태극기로 나눠진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촛불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잊고 있거나 외면하며 비켜나가기만 했던 국민 주권을 바르게 세우고자 하는 열망을 표출한 것이다. 또 비평등의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과 좌절에서 나온 표현이요, 한국적인 민주주의 내부로부터 나온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은 부정과 비리를 눈감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버림 받은 비애를 다르게 표현하고자 함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들에게는 지금 허탈감이 앞에 와 있을 것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인정과 위로로 먼저 다가가 손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을 수 있다. 이때 절실한 것은 소통이지 않은가 싶다.
촛불과 태극기는 서로 전혀 다른 집단이 아니다. 나라 사랑하는 심정은 같을 것이라고 본다. 촛불은 바르게 밝히고 싶었고, 태극기는 나라를 소중히 감싸고 싶었던 것이다.
둘다 도덕적 사회와 개혁을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촛불과 태극기 광장은 화합의 장이 되아야 한다.
광장에 모인 국민들은 국가를 새롭게 개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갈등의 봉합이자 새로운 출발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촛불이 켜진지 1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국민들이 대개혁을 요구하며 다시 한번 촛불을 밝힌다.
비상국민행동은 1주년이 되는 오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다고 한다. 촛불 혁명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갈등과 반목은 접고 대통합을 요구하는 시대적 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