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 “중앙정부, 탈석탄 로드맵 세워야”
안희정 지사 “중앙정부, 탈석탄 로드맵 세워야”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7.10.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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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에너지전환 컨퍼런스’ 특별연설 통해 제안
안희정 지사가 25일 예산 덕산리솜캐슬에서 열린‘2017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충남도 제공)
안희정 지사가 25일 예산 덕산리솜캐슬에서 열린‘2017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충남도 제공)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5일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사회적 수명’을 지방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중앙정부의 ‘탈석탄 로드맵’ 수립을 제안하고 나섰다.

안 지사는 이날 예산 덕산리솜캐슬에서 열린 ‘2017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 특별연설을 통해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방정부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지사는 “충남은 우리나라 석탄화력의 50%가 집결해 있고, 생산한 전기의 60%를 수도권 지역에 보내고 있다”며 “석탄화력의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지 못하고, 대한민국 하늘은 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이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석탄화력발전으로 인해 피해가 가장 큰 충남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수급 체계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낼 최적지”라며 “오늘 충남에서, 친환경 에너지전환의 시대로 통하는 문을 함께 열자”고 강조했다.

도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 책임을 진 자치단체가 시설 노후화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타당하며, 주민 삶과 밀접한 에너지 정책은 주민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안 지사의 뜻이다.

안 지사는 또 “중앙정부는 탈석탄 로드맵을 세우고, 에너지 공급체계를 지역 분산형으로 전환할 것”도 제안했다.

발전소 주변 주민들이 사회·환경적 피해를 떠안고, 수익과 편익은 외부 투자자들과 도시민들이 누리는 낡은 전력 수급체계는 지역 분산 생산과 소비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중앙정부는 친환경 에너지전환 기금 조성 등을 통해 지방정부가 주체적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며 “중앙정부는 탈석탄 로드맵을 구체화 해 석탄화력의 발전 용량과 설비 용량 감소분, 비화석 연료로의 에너지전환 계획을 분명히 밝혀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으며,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잡았다”며 탈석탄을 위한 국내·외 지방정부의 네트워크를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탈석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 충남과 비슷한 여건을 가진 지방정부 간 ‘탈석탄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석탄화력 전면 폐쇄 목표를 밝힌 영국이나 지난 2014년 석탄화력을 전면 폐지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같은 탈석탄 실천 국가 및 지방정부의 경험과 지혜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 안 지사의 생각이다.

안 지사는 끝으로 “탈석탄과 에너지전환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며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제도적 진입 장벽을 풀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이는 신성장 동력을 얻고, 관련 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석탄화력과 그 종사자들의 헌신이 대한민국의 기적을 이끌어 왔지만, 역사적으로 에너지전환이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것처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또 다른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안 지사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열린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는 국내·외 탈석탄 정책 동향을 공유하고, 친환경 에너지전환 실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도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와 함께 마련했다.

컨퍼런스에는 안 지사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어기구·한정애 국회의원, 배어벨 호엔 전 독일 연방의회 의원,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