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사정위 복귀"… 민주노총, 만찬불참 '찬물'
한국노총 "노사정위 복귀"… 민주노총, 만찬불참 '찬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0.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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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위원장 "대통령 1차 회의 주재시 복귀" 선언
민노총 돌연 불참통보 “조직체계와 질서 훼손"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동계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문 대통령,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노동계를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문 대통령,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는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노총이 사실상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선언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진행한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노사정위원회 1차 본회의를 주재해 노사정위원회가 힘있게 출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노총은 '2015년 9·15 대타협'에 합의했지만 지난해 1월 박근혜 정부가 양대 지침(쉬운 해고 및 취업규칙 일방 변경 지침)을 강행하자 강력 반발해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과거 파탄난 노사정 대화를 다시 복원할 필요가 있을 때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통해 공감대를 조성해 왔듯이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회적 대화' 재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통해 3자간 신뢰를 구축한 뒤  노사정위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기에 민주노총은 찬물을 끼얹었다.

앞서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둘러싼 논란 속에 1999년 2월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당초 민주노총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오전 "청와대가 민주노총의 조직체계와 질서를 훼손했다"고 반발하며 급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회동을 반쪽짜리로 만든 것이다.

민주노총은 불참 사유로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의 회동 배석 △민주노총 소속 일부 산별노조 및 사업장을 개별 접촉한 점 등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이 이 같은 이유로 문 대통령이 모처럼 노동존중사회 실현과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한 행사에 불참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한상균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노정 간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불참 결정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이 선거체제에 돌입하면서 내부적으로 계파 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불참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민주노총이 불참을 결정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기보다는 뭔가 다른 데 기인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 안팎에서는 한국노총도 노사정위에 복귀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민주노총이 속내가 무엇인지와는 별개로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핵심 국정과제로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문 대통령이 대화 거부 기조를 내세우고 있는 민주노총을 사회적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