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노동계 대화 '반쪽' 그쳐… 신뢰구축 빨간불
文대통령-노동계 대화 '반쪽' 그쳐… 신뢰구축 빨간불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0.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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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노동계 청와대 초청 만찬에 민주노총 불참
일자리 창출 등 노동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차담회 하며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차담회 하며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가 24일 전격 회동한 가운데,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반쪽 소통'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환담 장소와 만찬 메뉴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당초 이날 행사에서는 양대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물론 산별·개별 노조 인사들이 만찬에 참석해 노동 현안을 주제로 폭넓은 대화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행사 당일인 이날 오전 11시 불참의사를 최종적으로 밝혔다.

청와대와 민주노총 양측 간 신뢰 구축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노총이 빠진 채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와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오후 5시30분부터 45분간 비공개 환담했다.

본관 접견실은 주로 정상급 외빈 접견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계 예우 차원에서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환담을 마친 노동계 참석자들은 이어 티타임을 가졌다. 티타임에는 문 대통령이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이름의 홍차를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차"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노사의 갈등과 반목을 없애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자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참석자들에게 차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VIP가 오면 선물용으로 주려고 만들었는데, 저도 오늘 처음 맛봤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건배사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노동계 초청 대화'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건배사를 들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후 본관 충무실로 이동해 만찬을 곁들인 비공개 회동을 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정부·노동계 인사들은 노조활동을 할 권리,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노동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의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찬 메뉴에는 전어도 포함됐는데,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를 준비한 것은 민주노총에 노사정위 복귀를 요구하는 메시지로 보인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달리 민주노총이 행사에 빠지면서 청와대와 민주노총 모두 부담을 안게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