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13년간 후원금 '10억원'… 딸 수술비 1억5천만원
이영학 13년간 후원금 '10억원'… 딸 수술비 1억5천만원
  • 김두평 기자
  • 승인 2017.10.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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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후원금 사용 내역 조사중… 사기·횡령 혐의 적용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이 13년간 딸의 수술비 명목으로 10억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실제 딸의 수술비로 쓰인 돈은 약 1억5000만원 정도로 그 외의 돈의 대부분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딸과 아내의 후원계좌 등을 분석한 결과 총 10억원 가량의 후원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영학은 지난 2005년부터 자신의 딸이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지만, 수술을 받을 돈이 없다고 호소해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이렇게 후원된 금액은 10억원이 넘지만, 정작 딸의 수술비로 사용된 돈은 1억5000여만원 가량이었다. 이영학의 딸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대병원에서 5차례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이영학이 평소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녔던 점 등으로 볼 때 이영학이 후원금을 딸의 치료비가 아닌 다른 곳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이영학 개인의 후원계좌뿐 아니라 이영학의 가족과 지인 등의 계좌를 분석 중이다.

특히 이영학이 공식적인 후원계좌가 아닌 차명계좌를 통해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만일 수사에서 이영학이 딸의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고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사기나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의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영학과 가족 등을 불러 후원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