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행방불명자 발견될까… 옛 광주교도소 발굴 본격 추진
5·18 행방불명자 발견될까… 옛 광주교도소 발굴 본격 추진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10.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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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추정지 30일부터 발굴 시작…표토층 10~30㎝ 파낼 예정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당한 장소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 (사진=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당한 장소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 (사진=연합뉴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된 것으로 의심되는 곳들에 대한 발굴이 시작된다.

5·18기념재단은 23일 오전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광주교도소의 암매장 추정 장소에 대한 발굴 조사를 오는 30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굴에 들어가는 장소는 교도소 북측 담장 바깥쪽 전체 300m 중 폭 3~5m, 길이 117m 구간이다. 1980년 5월 당시 공수부대의 순찰로 인근 부지로 일부는 농장으로 사용했으며 3공수여단 16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기념재단은 1980년 5월 당시 제3공수여단 본부장인 김모 소령이 1995년 5월29일 서울지검 조사에서 작성한 약도와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이곳을 암매장지로 추정했다.

김 소령은 검찰 조사에서 “5월23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전남대학교에서 광주교도소로 호송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3명을 포함해 12구의 시신을 매장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었다.

또한 김 소령은 ‘교도소 담장에서 3m 정도 이격해 매장했다’, ‘잡초가 우거졌고 논과 밭, 그리고 500m 전방에 낮은 능선이 있다’, ‘관이 없어서 2구씩 가마니를 덮어서 묻었다’고 진술했으며 약도까지 첨부했다.

사진은 5·18기념재단이 제보를 통해 지목한 암매장 추정 장소.(사진=5·18기념재단)
사진은 5·18기념재단이 제보를 통해 지목한 암매장 추정 장소.(사진=5·18기념재단)

재단은 이곳이 1980년 5월과 달리 현재 풀숲과 아스팔트로 덮여 있어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아스팔트를 제거하고 표토층을 10~30㎝ 가량 파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해 발견 여부는 발굴 작업을 시작한 뒤 15~2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유해가 발굴되면 박종태 전남대 법의학교수, 윤창륙 조선대 임상치의학교수 등 법의학과 치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습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원 확인 작업은 전남대 법의학교실에 보관 중인 5·18행불자 130가족, 295명의 DNA와 유전자 대조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아울러 기념재단은 당시 교도소 재소자와 제3공수여단 부사관이 제보한 지역 등 4곳에 대해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최첨단 장비인 ‘지중탐사레이터’ 등을 동원해 탐색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구체적인 약도와 상황 증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장복원 가능성까지 두고 정교하게 발굴하겠다”며 “발굴 조사는 문화재 발굴 방식과 국방부 협조, 투 트랙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18 직후 광주교도소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