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늘어나는 반려견 사고, 필요한건 '개 매너'
[기자수첩] 늘어나는 반려견 사고, 필요한건 '개 매너'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0.23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려동물 천만시대.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등장한 단어가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반드시 숙지하고 지켜야 할 예절을 일컫는, 영어 펫(Pet)과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 ‘페티켓’(Petiquette)이 그것이다.

페티켓의 가장 기본은 반려동물과 외출을 할 때 ‘목줄’을 착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주인들은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은 순할 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으로 이를 간과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반려동물 관련 사고들은 이 같은 주인들의 자신감과 맹신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파문이 일고 있는 ‘한일관 대표 사망 사건’이 그렇다.

한일관 대표는 지난달 30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최시원이 기르는 프렌치 불독에게 정강이를 물린 뒤 약 일주일 만에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문제는 당시 최시원의 개가 입마개나 목줄을 전혀 착용하지 않는 등 주인의 컨트롤을 받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견주가 페티켓의 가장 기본인 목줄만 착용했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던 사고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질책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으로 반려동물의 목줄 착용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처벌이 해외와 달리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고, 실제로 혐의가 적용돼 처벌된 사례도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우선인 것은 반려동물의 주인들이 페티켓을 하나의 문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반려동물이 안전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다.

주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반려동물이 한없이 사랑스러운 가족이다. 이에 집안에 갇혀있던 반려동물을 바깥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놀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주인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처음 보는 행인에게는 공포감을 주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이 동물의 무리에 들어가 사는 것이 아니다. 동물이 사람의 무리 속으로 들어와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질서를 세워가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반려동물이 사람 무리 속에서 겉돌지 않고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선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맹신하면 안 된다. 반려동물의 기분이나 몸 상태 등에 따라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험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반려동물을 편하게만 해주는 것만이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나의 반려동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질서를 지켜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