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은 얼마를 사용해 얼마를 벌었는가에 관한 개념이다. 거칠게 압축하자면 ‘투자 대비 효과’와 관련한 각종 함수를 잘 관리하는 것이 경영이다. 그런데 사업자가 가장 많이 투자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자산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물론 우리 모두는 나름의 사람사용 매뉴얼을 지니고 있다. 그 매뉴얼은 각자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져 왔으며 매일 자신의 사람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고 여전히 예전 매뉴얼을 고집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 사용 매뉴얼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처럼 사회가 발전하면서 당연히 사람사용매뉴얼도 진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 직장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젊은 관리자들도 증가하고 있지만 대략 베이비부머 세대를 관리자의 역할로 분류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대리, 과·차장의 핵심 실무자 역할로 분류하여 접근해 볼 수 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세대가 자신들의 매뉴얼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 경우 사람의 생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기부여 작동 방식에 큰 문제점이 드러난다.
얼마 전 한 회사에서 벌어진 상황을 소개한다.
A사에서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비즈니스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을까 하는 방안에 대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 부서장이 현 수준을 고려치 말고 3개월 뒤에 시험을 보아 가장 점수가 많이 향상된 사람에게 상을 주자는 의견을 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가 수많은 영어시험을 거쳐 입사했기 때문에 나름의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젊은 직원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가 않았단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베이비부머 세대는 동기부여를 양적인 개념으로 이해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당근과 채찍이다. 내가 기대하는 무엇을 열심히 하면 상을 주는 방법, 그리고 이를 행하지 않으면 손해가 있을 거라고 위협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가난하여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절실했던 시절에는 이 방식이 매우 효과가 있었다. 이 시절에 프로모션 방식의 동기부여 정책은 생산성을 높이는데 특효약처럼 작용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양보다는 질을 중시한다. 배가 고파서 먹기 보다는 맛을 즐기면서 먹는다. 자신의 취향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세대다.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일 때에 동기부여된다.
가치가 있지만 얻을 가능성이 낮으면 아무래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만 가치가 없다면 굳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려면 밀레니얼들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스스로 움직인다.
오늘 잘 듣고 관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마치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장비를 잘 닦아주고 말을 건네는 것처럼 말이다. 상대가 나와는 다른 세대라서 쉽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도 원할 것’이라는 철석같은 믿음을 버리고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 다름을 알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로 엄청난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결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