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공청회 개최… 한국 "美소비자·유통업계 더 큰 타격" 대응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 필요성을 논의하는 현지 공청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총공세에 나섰다.
세이프가드 청원 당사자인 월풀은 삼성과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로 50%의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자국 정부에 요청했다.부품에 대해서는 '수입쿼터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6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 때보다 요구 수위를 높인 것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월풀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공청회를 앞두고 최근 ITC에 국내 세탁기 산업을 위해 필요한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월풀은 의견서에서 삼성전자·LG전자가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세탁기에 3년 간 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주장했다.
월풀은 "50%보다 낮은 관세로는 삼성과 LG의 덤핑을 막지 못한다"며 "이런 조치가 이뤄져야 국내 업체의 판매·생산·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입 제품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세탁기 부품에도 50% 관세와 더불어 부품 수입에 할당량도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부품을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경우 부품을 싸게 들여와 미국 공장에서 조립 판매하는 '우회 덤핑'이 발생할 것이라는 논리다.
또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 공장을 건설하거나 건설 계획을 확대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양사가 미국 현지에 가전공장을 설립하는 등 현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역이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강력한 세이프가드 조치가 있지 않은 한, 삼성과 LG가 미국 내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킬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측은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인한 미국 산업의 피해가 제한적이고, 세이프가드 발동시 미국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심의관과 외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관계자들은 이날 공청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 법인 임원이 이번 ITC 공청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ITC는 이번 공청회 논의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 달 21일 구제조치 방법 및 수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해 판정 및 구제조치 권고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한다.
[신아일보] 김다인·박소연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