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동통신 016, 017, 019 번호가 대부분 사라졌다. 2012년 KT는 2G서비스를 이미 종료했고 SKT, LG도 2021년에는 서비스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한다.
덕분에 2012년 이후 2G, 3G 폴더폰을 고집하던 이들도 얼떨결에 010 번호와 함께 3G, LTE망의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도 통신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2G 주파수 대역을 5G 광대역통신망에 재 할당해야하는 입장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할 업계의 역할과 정부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통신이 가진 특성상 공공재라는 성격을 따져 볼 때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통신약자가 생긴다는 것은 문제로 남는다.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2017년 8월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현재 290만 명 정도는 2G 서비스를 통해 이동통신을 이용하고 있다.
자칭 타칭 IT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4.6%정도인 이들은 자칫 통신약자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과연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2016 인터넷이용실태조사’를 보면 만6세 이상 국민의 8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65세 이상에서는 30%정도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이를 보면 대부분의 2G 사용자는 전화통화를 기본으로 하는 65세 노년층임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모바일 기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에서 벗어날 기회를 65세 이상의 세대에서는 상당부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효도폰’이란 이름으로 폴더폰도 수요는 있다. 또 통신사들도 실버요금제를 통해 1만원 전후의 저렴한 LTE 통신요금을 내놓기도 한다.
자식들의 스마트폰 사용 권유에도 노부모들은 애써 사양하기 일쑤다. 사용하기 힘들고 비싼 통신료를 걱정하는 것인데, 자식들은 대안으로 자판이 커다란 폴더폰이나 실버요금제의 스마트폰을 선물하곤 한다.
하지만 설령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버요금제의 스마트폰을 받아들더라도 실버요금제가 제공하는 300메가 정도의 데이터만으로는 전화 받고 메신저나 그저 조금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2G 폴더폰과 활용도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 실버세대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도 보고 음악도 들으며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통신을 통해 사회관계를 넓혀갈 수 있어야 한다.
오히려 사용방법을 익히는 것이 더디고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면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청소년보다 저렴하게 더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차고 넘치는 소통과 불필요한 정보까지도 섭렵하느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회참여의 기회마저 줄어드는 통신약자를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이며 기업은 일정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실버세대에 대한 통신복지 실현으로 스마트한 ‘그뤠잇’ 실버세대가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의 정보화, 사회관계망을 통한 참여, 가족과의 소통 등을 통해 노인복지 뿐 아니라 사회건전성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