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세평] 여행수지 적자와 대책
[신아세평] 여행수지 적자와 대책
  • 신아일보
  • 승인 2017.10.1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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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호 경주대학교 관광레저학과 교수
 

전례 없이 길었던 추석연휴는 관광부문에 많은 과제를 남겨놓았다. 연휴기간에 나타난 관광현상에서 여행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 국내여행 활성화에 대한 문제가  또다시 등장한 것이다.

정부가 10월2일을 휴일로 지정하여 열흘 정도 쉴 수 있게 한 의도는 충분한 휴식의 기회를 갖고, 연휴기간 동안 국내 여행을 촉진시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추석 연휴에 대통령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것도 그러한 취지라고 하겠다. 

그러나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휴일정책을 무색하게 한 것은 연휴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외여행객 수다. 가뜩이나 여행수지 적자가 만성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석연휴에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해외로 떠난 것으로 보도되어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관광수입 및 지출동향에서 지난 해 외래 관광객은 1724만 1823명이 들어온 반면에 해외여행객은 2238만 3190명이 출국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외래 관광객에 의한 관광수입은 170억 8760만불인데 반해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지출한 여행비용은 231억 2330만불로 여행수지 적자가 60억 3570만불에 달하고 있다.

금년도 상반기인 7월까지 여행수지 적자가 이미 77억390만불에 이르고 있어 추석연휴 기간을 포함한 하반기까지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행수지 적자가 거론될 때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내나라 먼저보기’와 같은 구호성 정책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내국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국내 관광지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하겠다.

이제는 관광자원개발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한다. 이명박정부에서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광자원개발을 민간시장에 맡겼던 정책을 답습해서는 관광의 경쟁력을 갖춰 여행수지를 개선하기 어렵다.

관광자원개발의 대상은 공공재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산업화 혜택을 받지 못해 낙후상태에 머물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은 역설적으로 자연환경의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관광자원개발의 잠재력이 높다.

새 정부는 관광복지 확대를 위해서도 관광자원개발 정책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한다. 특히 관광복지 개념이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에게 관광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으로 전제한다면, 관광자원개발은 공공부문이 주도할 필요성이 높은 것이다.

확장된 관광복지 정책 개념을 실천하여 내외국인들의 국내여행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여행수지 적자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추석연휴에 해외로 떠난 관광객들로 인한 여행수지 적자를 걱정하기보다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관광자원개발과 관련된 법률과 제도개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김규호 경주대학교 관광레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