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영향으로 입은 기업의 손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이 개발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이 손해보험사, 기상서비스업체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상청이 발주한 날씨보험상품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보험업계에서는 현대해상, 농협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동부화재가, 기상분야에서는 웨더아이, 포디솔류션 등 기상서비스업체 5개사와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TF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용역은 날씨 관련 국내외 보험시장의 현황을 조사하고 날씨 관련 보험상품의 개발 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도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 폭염, 장마 같은 날씨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보상해주는 상품이 있다.

백화점, 가전, 의류, 레저 등의 산업은 매출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산출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여름철 더운 날이 계속되면 얼음,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판매가 늘어난다. 하지만 판매 증가분의 어느 정도가 날씨 영향 때문인지 말하기가 모호하다. 경기가 좋아져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는 등 날씨 이외의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을 추진하는 날씨보험은 날씨에 영향을 받는 산업에서 날씨 변화에 따른 추정 손실액을 보상하는 지수형(index) 보험상품이다.

지수형 날씨보험은 날씨가 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날씨 변동에 따른 손실 추정치를 보상해주는 형태로 설계된다.

보험개발원은 이벤트성 날씨보험 개발도 추진한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어떤 혜택을 주겠다는 식의 날씨 관련 행사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개발원은 내달 중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연말께 기상청, 기상산업기술원, 보험업계, 학계 등이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지수형 날씨보험 상품을 실제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태양광사업 관련 날씨보험을 고려하고 있다. 태양광패널은 날씨, 온도, 바람의 세기 등 일부 날씨 정보를 알면 그 효율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날씨가 좋지 않아 전력 생산량이 감소해 태양광발전사업자가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개발원이 먼저 상품을 만들어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있어 일단 태양광 관련 날씨보험과 같이 개발하기 쉬운 상품을 출시해 업계의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

정수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