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법치 이름 빌린 정치보복 마침표 찍길"
박근혜 "법치 이름 빌린 정치보복 마침표 찍길"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10.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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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대한 믿음, 더는 의미 없어… 책임지고 가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이후 처음 진행된 재판에서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직접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돼서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들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 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저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다시 구속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법원의 구속연장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던 변호인단은 오늘 사임의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진 않겠다"며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기소 단계에서 추가된 롯데와 SK 관련 뇌물 혐의에 대한 추가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로 박 전 대통령은 최장 6개월간, 내년 4월 중순까지 구속 기간이 연장됐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