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에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등장하면서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16일부터 20일까지 동·서해에서 고강도 한미 연합훈련을 전개한다. 북한이 해상훈련에 대응해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한다면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지난달 15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겨 태평양으로 발사한 이후 북한은 추가도발을 멈추고 있다. 하지만 호시탐탐 도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군에 따르면 북한지역 여러 곳에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을 기동했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등 도발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역에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레이건호를 비롯해 항모강습단이 15일 진입했다. 길이 333m, 수량 10만2000t인 레이건호는 축구장 3개 넓이의 간판에 슈퍼호넷 전투기, 그라울러 전자전기, 공중조기경보기 등 각종 항공기 70여대를 싣고 다닌다. 특히 항모강습단에 편성된 핵잠수함에는 이른바 ‘참수작전’ 전담요원인 미국 특수전 작전요원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3일에는 미국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미시간호는 길이 170.6m, 폭 12.8m, 배수량 1만9000t으로 사거리 2000㎞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150여 발이 실려 있다. 우리 해군은 미군과 함께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의 특수작전부대를 조기에 격멸하는 연합 특수 훈련을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촉각을 곤두세운 북한이 탄도비사일 발사 등 도발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지난달 23일 밤 B-1B의 동해 국제공역 비행 이후 동해안과 내륙지역의 주요 방공기지에서 지대공미사일이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고 대공 레이더도 심야에 일부 가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훈련기간 북한 미사일경보훈련과 유사시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 저지하는 해양차단작전을 연습하고, 대함·대공 함포 실사격도 하는 등 북한이 도발하면 응징할 것이란 의지를 과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달 초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북핵 공조와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미국의 확고한 한국 방위공약을 밝힐 것을 기대한다.
일본의 한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을 약속하는 대북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대북정책에 관한 주요연설을 할 계획이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위치시켜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방침을 최전선에서 강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발사의 완전 포기를 압박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약속해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강조할 계획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북한의 핵 위협은 더 이상 묵과해서도 물러서도 안 된다. 특히 핵 억지력이 없는 대화는 무의미 할 뿐이다. 일부에서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고 러시아를 통해 대화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제기되고 있다. 다각도의 외교 전략을 통해 동북아의 위기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다.
지금의 위기는 우리 정부 단독으로 해결하기엔 어렵다.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풀어가면서 외교적 노략이 빛을 발휘해야 할 때다. 다만 실질적 억제력이 없는 외교적 ‘블러핑’은 또 다른 상황악화를 부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