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3% 성장’…韓 경제성장률 낙폭 OECD 상위권
쉽지 않은 ‘3% 성장’…韓 경제성장률 낙폭 OECD 상위권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0.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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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전후 평균 경제성장률 4.6%→3.1% 급락
생산 효율성은 OECD 33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전후 성장률 낙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새 정부가 강조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3%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로 2.6%를 제시했지만 정권이 바뀌고 지난 7월 새 정부가 내놓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을 0.4% 포인트 높인 3.0%로 잡은 바 있다.

15일 OECD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을 기준으로 이전 8년(2001~2008년)과 이후 8년(2009~2016년)의 한국 경제 평균 성장률을 비교하면 4.6%에서 3.1%로 1.5% 포인트나 감소했다.
 
앞서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 2002년 7.4%에 이르는 등 2000년대 초반 4~5% 내외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 성장률도 2008년과 2009년 각각 2.8%, 0.7% 등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2010년과 2011년 각각 6.5%, 3.7% 등 성장하면서 회복하는 듯했지만 지난 2012년 이후 5년간 2014년(3.3%)을 제외하고 모두 2%대에 머물고 있다.

금융위기 전후 한국 경제 성장률 낙폭(1.5% 포인트)은 OECD 36개국 중 15번째로 크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재정위기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일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면 낙폭 순위는 24개국 중 7위로 올라간다.

주요 선진국들의 금융위기 전후 각각 8년간 평균 성장률을 비교하면 프랑스는 1.7%에서 0.6%로 떨어졌지만 지난 2015년 1.1%, 지난해 1.2%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일본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0.6%로 급락했지만 2015년 1.2%, 지난해 1.0% 등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성장률이 회복됐다.

이밖에 독일(1.4%→1.1%), 미국(2.1%→1.5%)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고 이스라엘(3.1%→3.5%), 터키(4.7%→5.3%), 아일랜드(4.3%→5.1%) 등은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성장률이 상승했다.

결국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한국보다 성장률이 빠르게 떨어지는 국가는 라트비아(7.2% 포인트), 에스토니아(5.0% 포인트), 칠레(1.6% 포인트) 등 뿐이다.

이처럼 세계 선진국 중 유독 한국만 금융위기 이전 성장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생산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성장잠재력 하락요인 분석: 생산효율성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1~2015년 우리나라 평균 생산 효율성은 OECD 33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OECD에서 21위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소득보다 생산성이 낮은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의 주력 산업 경쟁력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졌고 가계부문의 구매력도 많이 약화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성장률 하락이 빠른 것은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