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인한 ‘풍선효과’ 풀이
저축은행 기업대출 금리가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금융기관 기업 대출금리가 지난 1년 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개인사업자(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저축은행 신규 기업대출 금리는 연 8.46%로 작년 동기(7.80%) 대비 0.66% 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8.48%)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작년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25%로 떨어진 이후 동결 기조가 이어져 왔지만 기업대출 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저축은행이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올렸다는 분석이다.
농협 등 상호금융 기업대출 금리도 소폭 올랐다. 지난 8월 기준 4.00%로 1년 전(3.88%)에 비해 0.12% 포인트 상승했다.
제2금융권 기업대출은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1~7월 기업대출은 2조7924억 원(11.4%) 급증했다. 증가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4929억 원)보다 62.3% 많다.
상호금융 기업대출도 올해 들어 7월까지 9조5886억 원(25.3%)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4조5703억 원)의 2배를 웃돌았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 수요가 기업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기업대출 금리도 지난 8월 3.44%로 전년 동월(3.38%) 대비 0.06% 포인트 올랐다.
한편, 앞으로 기업대출 금리 오름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 상승 등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통화긴축 흐름으로 국내 시중금리는 꾸준히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기업대출 금리도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