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한 주지스님과 관련된 의혹을 파헤쳤다.

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조계종 내 소문으로 돌던 '괴문서'의 실체를 추적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지난 7월31일, 조계종 본원과 경북지역 여러 사찰에는 발송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표기된 같은 내용의 문서가 팩스로 동시에 전송됐다.

한 장짜리 분량의 해당 문서는 이 지역 사찰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이 문서에는, 25세 여성이 경북 칠곡군 소재의 꽤 규모가 큰 사찰의 주지스님에게 꾸준히 성폭행을 당했고, 그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해 출산까지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특히 문서에 언급된 주지스님은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인 한 사찰의 주지승으로, 조계종 내에서 판사의 역할인 초심호계위원까지 맡고 있던 중요한 인물이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제작진의 추적 결과 사찰에 문건을 발송한 이는 진경숙(가명)씨.

경숙씨는 그녀의 딸 박영희(가명)씨에 대한 일을 알리기 위해, 그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S사찰의 종무원으로 일하던 영희씨는 주지승인 H스님에게 개인사찰에서 처음 성폭행을 당했다.

그날 이후에도 H스님의 성폭행은 여러 차례 이어졌고, H스님은 이 같은 외부에 발설하면 엄마까지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영희씨를 협박 5년 동안 숨어지내게 했다.

영희씨는 "H스님이 겁탈하면서 이 주변에 건물 없어서 니가 아무리 소리 질러봤자 듣는 사람 없다고 그랬다"면서 "싫다고 몸부림을 치니 뺨을 때렸다. 뺨을 맞고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있으니 옷을 벗기고 겁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한번 성폭행 하고 나니 그 후엔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마다 했다. 밤에 늦게 자기 주지실에 올라오라고 해서 주지실에서도 성폭행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당초 영희씨는 H스님이 엄마를 두고 협박하는 것이 두려워 그동안 사건을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H스님에게 평생 끌려 다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라고 있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신고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7월6일, H스님을 성폭행 및 폭행 혐의로 경찰청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 H스님은 이들이 공모한 함정에 자신이 빠졌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H스님은 영희씨와의 관계가 있었던 것은 인정했으나 이는 서로 합의하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희에게 난 네가 좋은데 어떠냐 하니까 자기도 내가 좋다 하더라. 그러면서 영희가 '난 친구하고도 관계를 했고 선배하고도 했다. 걱정마라'며 옷을 벗어서 누웠다"면서 "때리거나 고함지른게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희씨 모녀가 큰 돈을 얻어내기 이번 일을 꾸몄고, 모녀의 배후에는 무속인 이씨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H스님은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이가 서른 살 될 때까지 필요한 교육비와 생활비 등 19억이 넘는 돈을 요구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지은 좀 더 자세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여러 스님들과 사찰 관계자들을 만났으나 이들은 폐쇄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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