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대산 5사 노조, 동반성장 위한 간담회 불발
서산시-대산 5사 노조, 동반성장 위한 간담회 불발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7.10.12 2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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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측 일방적 보도자료 배포에 5사 노조위원장 불참 통보
노조 측 "만나지도 않았는데 결과 예측해 기사화 불쾌해"

충남 서산시가 기업과 지역사회 동반성장을 위한 대산 5사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갖기로 했으나 갑자기 간담회가 무산되는 해프닝이 벌어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산시는 12일 오전 대산읍행정복지센터에서 이완섭 시장을 비롯해 우종재 서산시의회장 및 시의원, 도의원 등 지역 정치인을 비롯 김태경 현대오일뱅크 노조위원장, 정제기 롯데케미칼 노조위원장, 송호섭 LG화학 노조위원장, 김호철 한화토탈 노조위원장, KCC 김창현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돌연 간담회가 무산돼 서산시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 관계자는 "대산공단 입주기업과 지역사회 동반성장 위해 대산 5사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불발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가 무산된 이유는 다름 아닌 서산시 측의 일방적인 기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이날 오전 충청지역의 한 언론사는 해당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기사를 내보냈으나,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LG화학 대산공장 송호섭 노조 위원장은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서산시 측으로부터) 동반성장을 위해서 간담회를 하겠다고 연락을 받았고, 노동조합도 시 측에 요구할 사항도 있어 참석하겠다고 했다"면서도 "간담회를 갖기 전 이미 일방적으로 노동조합하고 간담회를 가졌다는 기사가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동조합 위원장들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나갔지만, 상당히 불쾌한게 만나지도 않았을뿐더러 이미 그 결과를 예측하고 시에서 의도한대로 기사를 내보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송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하지도 않은 얘기를 기사화 한 것은 결과를 이미 예정해놓고 노동조합 의견을 무시하고 그 쪽으로 몰고가려는 나쁜 의도가 숨겨져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노동조합을 우습게 아는 지자체장이라면 만날 수 없다고 판단해 5사 노조위원장 전원이 간담회 참석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산시 측에 제시하려 했던 의견에 대해선 "서산시 전체 인구 17만명 중 1만5000명도 안되는 대산읍이지만, 대산지역 기업에서 내는 근로소득세, 지방세 등 세금만 해도 서산시 재정의 4분의 1은 된다"며 "기여도는 크지만 문화생활 조차 없는 유배지와 다름없는 소외된 환경에 대해 (서산시 측은) 어떤 개선하려는 노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끝으로 "(서산시 측이) 노동조합이나 회사, 대산 지역사회의 의견을 정말 들으려던 것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니까 상호의견 교환조차 없었던 동반성장이라는 등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배포해 이를 홍보에 이용하려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산지역 동반성장과 관련한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보도자료가 사전에 배포돼 기사가 나간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역사회와 대산공단 입주기업이 상생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위해 기업 사회공헌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시는 대산5사 기업인를 비롯해 시의회, 대산읍 기관·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달에는 시민토론회를 개최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기업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와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파트너십 구축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