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연금’ 튼튼해져야 ‘행복수명’ 늘어난다
[기자수첩] ‘국민연금’ 튼튼해져야 ‘행복수명’ 늘어난다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10.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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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이 건강, 경제, 활동, 관계 등의 노후준비 부족으로 생애 마지막 8년을 불행하게 보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한국, 일본, 미국, 독일, 영국 등 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수명 국제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행복수명은 5개국 중 가장 낮은 74.6세였다. 우리나라 기대수명 83.1세와 비교해 8.5년 짧았다. 우리나라 국민이 노후 삶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수명도 77세로 기대수명과 6.1년 차이가 났다.

이런 행복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은 최소 노후 생활비와 비교해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연금 신규수급자의 실질소득대체율은 24%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3000원이다. 이는 올해 산출된 개인기준 최소 노후 생활비 104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고갈론이 대두되면서 명목소득대체율은 1988년 당초 70%에서 2008년 50%로 낮아졌다. 이후 매년 0.5%p씩 낮아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인하된다. 명목소득대체율이 계속 낮아짐에 따라 실질소득대체율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운용 자산이 600조를 넘어서면서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몸집만 커졌을 뿐 속빈 강정 신세다. 전북 전주로 이전하면서 많은 운용 전문가들이 자리를 떠났고 현재 약 30여명 이상의 자리가 비어있다. 올해 계약이 끝나는 운용역의 연쇄 이탈도 우려된다. 이사장 자리도 2월 이후 공석 상태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상반기 30명의 운용역을 채용하려 했지만 절반가량에 불과했고, 2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반기 인원과 비슷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이러한 인력공백은 수익률로 연결된다. 2016년 말 기준 기금운용 수익률은 6대 연기금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2016년 국민연금의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은 5.15%로 캐나다(12.24%), 네덜란드(9.32%), 노르웨이(9.32%), 미국(9.1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외 위탁운용사에 기금운용을 맡기면서 발생한 수수료는 최근 3년간 1조원에 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하루빨리 전문 인력 충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 인력 충원으로 내부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재정비를 통해 꾸준한 수익률 상승을 바라봐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고갈 걱정이 줄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수명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다.